유아인 [영화 '베테랑']
유아인 [영화 '베테랑']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은 수사를 개시한 지 한달 이상 구속 등 신병 처리 시도를 하지 않으면서, 유아인에게 프로포폴을 처방한 의사는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해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아인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14일 의사 신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신 씨는 유아인에게 프로포폴을 처방한 의사다.

경찰은 유아인 마약 관련 수사를 위해 지난 13일 신 씨가 운영하는 강남 소재 한 의원을 압수수색하다가, 신 씨가 스스로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것을 목격해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영장까지 청구한 것이다.

영장은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신 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피의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관련 증거가 확보됐으며, 주거·직업 및 심문 결과에 비춰 증거인멸 또는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유아인 [YTN 영상 캡쳐]
유아인 [YTN 영상 캡쳐]

문제는 경찰이 신 씨의 프로포폴 투약 혐의에 대해서는 즉각 구속영장을 신청할 정도로 적극 대응하면서, 유아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관련 수사 요청을 받았다. 올해 2월 초 프로포폴 투약 혐의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며, 이후 모발과 소변에서 대마, 코카인, 케타민까지 검출돼 총 4종류의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지난달 6일 유아인을 소환조사하고 출국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으며, 구속영장은 청구하지 않았다.

봐주기 의혹은 경찰이 유아인 마약 의혹이 불거진 지 한달 이상 지난 3월7일에야 유아인의 서울 용산구 자택을 압수수색했을 때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에도 누리꾼들은 "이제야 압수수색을 하다니. 체포도 안하고", "이제와서 증거가 남아있겠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아인 인스타그램]
[유아인 인스타그램]

경찰은 내주 유아인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최근 유아인 수사가 늦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늦어지는 것은 아니고 확인할 부분이 많다"며 "마약 종류도 몇 종류라고 하니 그 부분에 대해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