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 가로판매대 1503곳
5년 사이 23% 감소
편의점 증가, 신용카드 미사용 등 영업 부진 요인
상인들 “신문, 교통카드 사러 오던 손님들, 이제는 찾지 않아”
전문가들 “시대 흐름에 맞춰 새로운 판매 상품들 고민해야”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가로판매대에서) 판매하는 게 음료 등 소액 제품인데, 카드를 쓰면 수수료가 더 많이 나가서 계좌 이체를 하고 있어요. 담배 등을 파는 것만으로는 수입이 충분하지 않아 매년 겨울마다 붕어빵도 같이 팔아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에서 가로 판매대를 운영하고 있는 70대 A씨는 이 같이 말했다. 가로판매대를 운영한 지 20년이 넘은 그는 매년 운영 수입이 줄어들은 탓에, 앞으로 얼마나 장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도심에서 흔히 보이던 가로판매대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가로판매대는 신문이나 음료를 판매하거나 교통카드를 팔고 충전하기 위해 도로에 설치된 시설물을 의미한다. 그러나 점차 신문을 사거나 교통카드를 충전하는 손님이 줄어들면서 일부 가판대 상인은 계란빵과 붕어빵 장사 등을 겸업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인 모양새다.
9일 헤럴드경제가 서울시로부터 받은 보도상 영업시설물 현황에 따르면 가로판매대와 구두수선대 등의 보도상 영업시설물은 지난 5년간 300여곳 줄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서울 시내 보도상 영업시설물은 1503곳으로 전년 대비 49곳 줄었다. 지난 2018년에 집계된 보도상 영업시설물이 1852곳인 점을 감안했을 때 지난 5년간 23%(349곳) 감소한 수치다.
가로판매대가 줄어드는 직접적인 원인은 영업 부진이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발표한 연간 시설물 운영 현황분석 결과에 따르면 판매부진에 따른 영업포기가 전체 119건 중 46건으로 38.6%를 차지했다. 판매 부진 외 영업 부진 요인을 살펴보면 ▷시설물 인근 편의점 증가 ▷신용카드 미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 위축, ▷거리 유동인구 감소에 따른 매출급락 등이 있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일대에서 가로판매대를 20년 이상 운영한 박모(55) 씨도 영업 부진에 고충을 겪고 있었다. 박씨는 “가로판매대의 주 수입원은 보통 복권이나 담배인데, 카드 계산이 되지 않아 근처 편의점을 찾는 손님이 많다”며 “한 달에 공급 받는 담배도 4~5보루에 불과해 수수료가 드는 카드기를 설치하는 것도 부담이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과거 가로판매대는 교통카드를 충전하거나 신문을 구매하는 주 고객들이 있었으나, 더 이상 신문을 사지도 않고 교통카드를 충전하는 이들도 적다”며 “영업 부진이 이어지니 가로판매대에서 장사를 원하는 이들을 찾는 것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가로 판매대를 유지하기 위해선 기존의 판매 상품을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지자체나 정부 차원에서 가로판매대에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마치 공중전화가 없어진 것처럼, 가로판매대도 기존에 팔던 신문이나 교통카드의 효용가치가 줄어들어 영업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현대에 맞춰 판매 할 수 있는 상품들이 무엇인지 정부 차원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가로 판매대를 찾는 내국인이나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 자연스레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