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도시·관광도시에 문화자원 풍부 …부산은 매력적
키를 쥔 아트바젤은 현재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 올인
“신규 아트페어 혹은 지역 아트페어 투자 계획 없다”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2020년 초 혹은 2019년 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으로 ‘아트 바젤’이 부산으로 올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이. 부산시에서 접촉을 시작했다는 것을 몇 언론사가 보도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아트바젤 부산은 조용해졌다. 아트바젤은 확장은 커녕, 그해 홍콩과 바젤에서 행사를 건너 뛰었다.
프리즈 서울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다시 ‘아트바젤 부산’이 떠돌고 있다. 어느정도 희망사항과 ‘카더라 통신’이 섞여 80~90% 진행된 상황이라는 이야기가 핵심이다.
부산은 매력적인 도시다. 항구라는 특성은 물류비용을 낮추고, 바다는 또한 오랜 관광자원이다. 게다가 수 십 년 쌓인 산업사와 수 백 년 쌓인 문화적 자원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가능케 한다. 격년으로 열리는 부산비엔날레를 비롯 부산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등 미술계 인프라도 좋다. 부산을 제 2의 마이애미나 홍콩처럼 미술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는 이같은 풍부한 자원에서 출발한다.
아트바젤 부산을 소식을 듣고 부산에서 가장 큰 페어를 진행하는 두 곳에 확인을 했다. 한 곳은 전혀 접촉이 없었다고 하고 다른 한 곳은 무언가 진행된다고 말 할 단계가 아니라고 했다.
모든 방향키를 쥐고있는 아트바젤은 현재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에 올인한 상태다.
아트바젤의 모회사는 MCH다. MHC는 아트바젤 외 바젤월드(주얼리 쇼)등 글로벌 단위로 진행하는 페어를 영위하는 컨벤션기업인데 수년간 자금부족에 시달려왔다. 주주를 새로 영입하거나 투자를 받는 방식으로 그간 자금난을 타계해 왔고, 2020년 제임스 머독(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의 차남)이 대주주로 있는 루파 시스템즈로부터 7450만 스위스프랑(약 1067억원)을 투자받았고, 그 댓가로 전체 주식의 30%가 루파 시스템즈로 넘어갔다. MCH의 최대주주는 바젤시이지만, 시 측은 루파 시스템즈가 활동할 수 있도록 2선으로 물러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고, 실제 이사회 7석중 3석이 루파시스템즈로 넘어갔다. 복잡한 지분투자관계를 러프하게 정리해보면 제임스 머독이 아트바젤의 주요주주다. 그것도 가장 영향력이 큰.
제임스 머독의 취임 이후 아트바젤이 취한 첫 스텝은 파리 진출이다. 1974년 시작, 프랑스의 오랜 자존심과도 같은 현대미술아트페어인 피악(Fiac)을 밀어낸 것. 피악을 운영하는 회사인 RX는 지난 1월 이같이 결정되자마자 “급작스런 퇴거 결정에 강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그랑팔레를 운영하는 RMN-그랑팔레를 항해 반발했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었다. 아트바젤은 향후 7년 간 1060만유로(약 147억원)를 지불하는 계약을 통해 파리에서 지위를 공고히 했다. 더불어 피악의 부디렉터를 역임한 클레망 들레핀을 올해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의 디렉터로 임명하면서, 고용승계의 제스쳐도 취했다. 마크 스피글러 아트바젤 글로벌 디렉터는 “파리 건엔 머독이 확실히 관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서 아트바젤은 봄-홍콩, 여름-바젤, 가을-파리, 겨울-마이애미의 사계절 라인업을 완성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ART SG의 지분 15%를 지난 1월 취득하며 홍콩을 백업하는 전략을 취했다. 부산에 확장할 의향이 있는지 아트바젤에 공식 질의 후 돌아온 답변은 “새로운 페어를 만들거나, 지역 아트페어에 투자할 계획이 없다”였다.
화려한 문화 행사로 보이는 아트페어는 철저히 비즈니스 원리가 지배하는 시장이다. 자본의 논리는 간단하다. 들인 비용대비 수익이 크면 성사된다. 아트바젤이 부산에 오려면, 간단하다. 비용보다 큰 수익이 꾸준히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면 된다. 아트바젤 부산의 꿈은 이 심플한 전제에서 출발하면 된다. 부산은, 앞서 말했듯이, 매력적인 도시다.
vick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