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난 막기 위해 요금 인상 시작

심야 택시요금 1만원 시대 열려

택시기사, 인상에는 ‘환영’ 분위기

배달→택시로 유인한다 하지만

월급제 등 넘어야 할 과제 많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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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4일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이 발표되면서 택시기사들은 대책을 환영하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동안 택시업계가 요구했던 사안이 반영됐지만 손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특히 원활한 택시 공급을 위해 나온 각종 정책에 대해서는 개인과 법인 택시 간 온도 차가 있었다.

‘밤택시’ 타려면 기본요금 1만1720원

이날 국토교통부는 택시 운영형태를 개선 및 심야 택시 공급확대를 담은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법인 택시 인력난 완화를 위한 파트타임 근로계약을 허용 ▷택시부제 해제 ▷호출료 최대 5000원까지 인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

택시 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택시기사들 대부분 손님 감소를 감수해도 긍정적이라는 분위기다. 정부 정책과 별도로 앞서 서울시는 택시 기본요금을 기존보다 1000원 올린 4800원으로 인상하고, 심야 할증 시간도 오후 10시로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정도 지난 3일 가맹택시 심야 호출료를 3000원에서 최대 5000원으로 올리고, 심야 할증률도 최대 40% 올리는 내용을 논의했다.

서울시와 당정 방안이 확정되면서 내년 심야 시간 택시비가 크게 늘어날 예정이다. 새벽 택시 기본금은 최대 출발 요금 6720원(4800원에 심야할증률 40% 적용)에 최대 호출료 5000원을 더하면 1만1720원이 된다. 기본거리도 1.6㎞로 줄어들면서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심야 호출료는 4600원, 기본 거리는 2㎞였다.

송임봉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과거 택시 요금 인상했을 때 최소 3개월 이상은 보릿고개”라면서도 “택배나 배달업종으로 떠난 택시기사들이 돌아오려면 요금 인상은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우모(67) 씨도 “개편 예정인 심야 요금을 보면 기본 호출료가 높게 책정되는 구조라 장거리 손님만 받으려는 움직임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심야 근무를 하루에서 이틀 정도 늘리면서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달기사→택시기사로?…말도 안돼”

이달 3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시민들. [연합]
이달 3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시민들. [연합]

심야 택시난 해소를 위해 마련된 공급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최근 3년간 30%에 가까운 2만9000명이 이탈한 법인 택시 기사를 돌아오게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인택시기사들이 월급제(전액관리제)로 급여를 받을 경우 심야 요금이 오른다 해도 손에 쥐는 돈이 적기 때문이다. 전액관리제 하에서는 기사가 기본급을 보장받지만 초과 수입은 회사랑 나눠가지게 돼, 열심히 일해도 저임금에 시달린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송 전무는 “서울시에서 요금 인상분이 택시기사들 호주머니로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방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심야 시간에 한정적으로 일하는 파트타임 기사 채용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정책에는 법인택시 파트타임 근로 도입, 택시기사 취업절차 간소화 등 택시공급 확대 방안을 강구하기로 결정했다. 법인택시 기사로 근무했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남모(64) 씨는 “개인택시는 뛰는 데로 돈을 벌지만 법인은 월급이 적어도 너무 적다”며 “배달기사들을 다시 택시로 부른다고 하는데 생활 패턴 망가지고 취객 상대하는데 돈은 못 버는 심야 택시를 젊은 사람들이 운전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개인택시만 배불린다” 택시 간 갈등도

지자체와 당정이 쏟아내는 각종 대책에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당분간 택시업계에서는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심야 택시난을 해소한다는 명목 하에 일부 규제와 정책을 섣불리 도입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업계 3개 단체는 당정이 추진하는 택시 부제 해제가 개인택시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택시 부제는 택시운전자의 과로 방지를 위하여 일정 기간마다 의무적으로 택시 차량의 운행을 정지하는 제도다.

단체들은 지난달 당정 협의안이 발표되자 성명을 내고 “효과도 검증 없이 당정의 협의만으로 추진하는 것은 졸속 행정은 또 다른 사회적 부작용만 야기할 뿐”이라며 법인택시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