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피해대책 마련에 분주

尹, 오전 기자들에 “태풍관련 질문만 해달라”

이재명 “주거지와 하천 수위 높이 조절해야”

권성동, 6일 포항찾아 “피해 심각, 복구 만전”

7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소방, 해병대, 해경으로 구성된 합동 수색팀이 추가 실종자가 있는지 수색한 뒤 나오고 있다. 이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추가 수색을 벌였다. [연합]
7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소방, 해병대, 해경으로 구성된 합동 수색팀이 추가 실종자가 있는지 수색한 뒤 나오고 있다. 이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추가 수색을 벌였다. [연합]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포항에 정치권이 앞다퉈 달려갔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대표들도 포항행에 나서며 이재민을 위로하고 태풍 피해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집권 여당은 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키로 했고, 야당도 턱없이 낮은 침수 피해 보상금을 현실화하자고 제안했다. 민족 대명절 추석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빚어진 포항의 태풍 피해 복구에 적어도 7일 하루만큼은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었다.

민방위복을 입고 출근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재난지역 선포는 조사가 필요하다. 포항은 최대한 신속하게 해서 일견 보더라도 선포가능한 지역으로 보이지만 최대한 빨리 선포하겠다”며 “재난지원에 필요한 특별교부금 같은 것은 오늘 가서 보고 즉각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포항 주민 참사 소식에 대해 “밤잠을 못 이뤘다”며 안타까움도 표했다.

윤 대통령은 태풍 ‘힌남노’ 재난 대응과 관련 지난 5일 밤 대통령실에 상주하며 대통령실 내 위기대응센터를 방문하는 등 직접 지휘를 맡았다. 또한 지자체장이나 정부 부처에 필요한 조치를 지시하는 등 만전을 기했다. 대통령실 소속 모든 비서관실 인원들도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비상 대비 태세를 유지했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인적 개편’ 질문을 받자 “태풍 관련 질문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는 포항 피해 복구를 위해 500억원 지출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지출 안건은 개산예비비제를 활용한 것으로, 이 제도는 신속한 복구가 필요할 경우 긴급구호나 긴급구조에 소요되는 금액을 개략적으로 산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개산예비비제가 재난 피해 복구에 적용된 사례는 지난 2012년 태풍 ‘산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정부는 “복구비 지원소요에 신속히 교부·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포항을 찾았다. 이 대표는 포항시 대송면 다목적복지회관 앞에서 관계자들과 만나 “가슴 아픈 일이다. 오다보니 하천 높이와 주거 지역 높이가 비슷하다. 구조적으로 수재에 취약하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상태로는 배수펌프 최대한 늘려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하천높이와 주거지역 높이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피해보상을 주거만 하고 있다. 상가나 소기업 지원도 필요하다. 보상금액이 너무 적다. 침수에 200만원이라는 것 아니냐. 그것은 시행령을 고쳐서도 할 수 있는데, 그 문제도 우리가 검토 중이다”며 “(보상금액이) 너무 소액이라서 올리는 걸 정부하고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강덕 포상시장이 ‘재난 지원이 네거티브 방식이다’고 지적하자 이 대표도 이에 호응하며 “맞다. 너무 많이 아낀다. 재난 지원 문제는 근본적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의 포항 방문에 일부 주민은 이 시장을 향해 “물도 없는데 이게 무슨 소용이냐. 제대로 해라”고 항의했고, 주민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여성은 “여기서 이러지 말고 골목에 와보시라. 천장까지 물이 찼다. 이게 말이 되나. 비만 오면 이러는데 어떻게 사나”는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보다 하루 먼저 포항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찾았다. 권 원내대표는 “와 보니까 언론을 통해서 듣는 것보다 피해 상황이 훨씬 심각하고 복구하는 데 많은 자원과 장비,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관련해서도 ‘하루빨리 선포되도록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특별 교부세(지원)도 빨리하도록 장관에게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의 포항 방문은 김병욱 의원의 요청에 따라 당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 힌남노로 인한 사망자 수는 7일 오전까지 모두 1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인덕동의 한 지하주차장은 ‘침수되니 차를 빼라’는 안내 방송에 따라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던 인원 가운데 7명이 사망하는 피해가 일어났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권 원내대표 지시로 중앙재해대책위원회가 가동됐다. 위원회는 당 총무국, 조직국 등과 함께 상황실을 운영했다. 이와 함께 중앙부처, 유관기관, 지방자치단체 재난본부와 연락체계를 유지하면서 24시간 모니터링했다. 지도부는 회의장 내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시·도당위원장들과 지역 피해를 파악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민주당도 이성만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안전 재난재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번 태풍 피해 외에도 대책위는 추후 발생할 재난에 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민주당은 추석 이후 ‘이재명표 재난기본법’ 개정안을 발의, 재난지원금 보상 범위를 확대하고 피해보상 금액을 실질화기로 했다. 이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포항을 찾은 것도 현장을 확실히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석희·정윤희 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