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7일 경남 진주시 진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5 제6회 무림페이퍼 KOREAN CUP 종이비행기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무림은 올해 10월 17일 같은 장소에서 대회를 연다. [무림페이퍼]
2025년 9월 27일 경남 진주시 진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5 제6회 무림페이퍼 KOREAN CUP 종이비행기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무림은 올해 10월 17일 같은 장소에서 대회를 연다. [무림페이퍼]

17일 진주서 ‘무림페이퍼 KOREAN CUP 종이비행기대회’

공식 용지는 90g/㎡ ‘네오스타백상’…A4 한 장에 약 5.6g

멀리날리기 98.43m·오래날리기 31.2초 세계기록 모두 중국팀 보유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종이비행기를 만들 때 최적의 종이 무게는 어떻게 될까. 일감엔 가벼운 종이가 더 오래 공기중에 떠있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이 종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종이가 너무 얇으면 빠르게 날 때 날개가 휘어 양력을 받기가 어렵고, 반대로 종이가 너무 두꺼우면 무게 때문에 체공에 불리해진다. 종이비행기에도 실제 항공기처럼 중력과 양력, 항력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오는 17일 경남 진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제7회 무림페이퍼 KOREAN CUP 종이비행기대회’는 이런 ‘종이의 과학’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대회는 무림페이퍼가 주최하고 한국종이비행기협회가 기록을 인증하는 공식 대회로, 멀리날리기와 오래날리기, 올해 신설된 이어날리기 등 3개 종목이 열린다.

종이비행기 기록을 좌우하는 것은 종이 자체의 무게를 의미하는 ‘평량’, 휘어짐에 견디는 ‘강성’, 표면의 매끄러운 정도인 ‘평활도’, 펄프 섬유가 얼마나 균일하게 분포했는지를 뜻하는 ‘지합’ 등이다. 대회 주최측은 동일 조건에서 대회를 치르기 위해 참가자 모두에게 같은 종이를 지급한다. 무림 관계자는 “동일조건에서 경기를 진행해야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무림이 만드는 대회용지를 참가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림 대회 멀리날리기와 오래날리기 종목은 현장에서 지급하는 공식 종이만 사용해야하고, 종이를 자르거나 붙이지 않고 접기만 해 기체를 만들어야 한다.

무림이 종이비행기 대회에 ‘90g’ 종이를 택한 이유

무림페이퍼에 따르면 대회 공식 용지는 자사가 생산하는 ‘네오스타백상’ 90g/㎡ 제품이다. 네오스타백상은 무림이 만든 백상지 브랜드다. 백상지는 종이 표면에 별도의 도공층을 입히지 않은 비도공지로 책과 노트, 필기용지, 일반 인쇄물 등에 널리 사용된다. 표면에 안료 등을 입혀 인쇄성과 광택을 높인 아트지 등 도공지와는 구분된다.

‘90g/㎡’는 종이의 무게를 가리키는 단위로 종이업계에선 이를 ‘평량’이라고 한다. 가로 1m, 세로 1m짜리 종이 한 장이 90g이라는 의미다. A4 용지 한 장은 가로(210㎜)×세로(297㎜) 면적은 0.0623㎡다. 이를 1㎡용지를 기준으로 나눠보면 약 16장의 A4 용지가 나온다. 종이를 A4 크기로 자르면 한 장 무게는 약 5.6g이다. 사무실에서 흔히 쓰는 80g/㎡ A4 복사용지는 한 장 약 5g이다. 불과 0.6g 차이지만 비율로는 12.5%가량 무거운 종이가 종이비행기 대회에 사용된다.

70g이나 80g처럼 평량이 낮은 종이를 쓰면 더 오래 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가벼워지는 대신 종이의 강성이 부족해지면 던지는 순간 발생하는 공기의 저항(항력) 때문에 날개가 변형된다. 또 좌우 날개의 각도가 달라지면 비행기가 한쪽으로 기울거나 회전하면서 에너지를 잃는다.

반대로 평량이 너무 높으면 강성을 확보하기는 쉽지만 기체 자체가 무거워진다. 특히 오래날리기에서는 날개 면적 대비 기체 무게인 ‘익면하중’이 커져 천천히 내려오는 데 불리하다. 결국 무게와 강성 사이의 적정점을 찾아야 한다.

무림이 공식 경기용으로 90g/㎡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림이 종이비행기 국가대표 선수들의 설명을 토대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 중심의 일부 세계대회에서는 100g/㎡ 종이를 사용하는 반면 어린이와 청소년이 함께 참가하는 무림 대회에서는 이보다 가벼운 90g/㎡를 사용한다.

종이의 표면도 대회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만큼 중요한 요인이다. 네오스타백상 90g 제품은 두께 106±3㎛, 평활도 45초 이상이다. 평활도는 일정 조건에서 종이 표면이 얼마나 고른지를 나타내는 물성이다. 표면의 미세한 요철이 적고 펄프 섬유의 분포가 균일할수록 좌우 날개를 같은 형상으로 만들기 쉽다.

기네스월드레코드가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멀리 난 종이비행기 ‘리서치(Research)’. 이 비행기는 지난해 12월에 중국 상해의 한 실내체육관에서 98.43미터를 날아 가장 멀리 난 종이비행기 기록을 새롭게 썼다.  [기네스월드레코드]
기네스월드레코드가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멀리 난 종이비행기 ‘리서치(Research)’. 이 비행기는 지난해 12월에 중국 상해의 한 실내체육관에서 98.43미터를 날아 가장 멀리 난 종이비행기 기록을 새롭게 썼다. [기네스월드레코드]

멀리날기 최장 기록 中 98.43m… 오래 날기는 31.2초

같은 종이비행기라도 목표가 ‘거리’인지 ‘시간’인지에 따라 기체 모양은 크게 달라진다. 기네스월드레코드가 인정한 멀리날리기 세계기록은 지난해 12월28일 중국 상하이에서 나온 98.43m다. 류리원을 비롯한 중국팀이 ‘리서치(Research)’라는 종이비행기로 세웠다. 이전 기록은 2022년 미국팀이 세운 88.31m였다.

세계에서 가장 멀리 난 종이비행기 ‘리서치(Research)’의 형태는 멀리날리기용 종이비행기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기수가 뾰족하고 기체가 길며 날개 폭은 상대적으로 좁다. 넓은 날개로 천천히 뜨는 것보다 강하게 던졌을 때 발생하는 높은 속도를 견디면서 공기저항을 줄이고 직진하는 데 초점을 둔 형태다.

오래날리기는 반대다. 현재 기네스 기록은 올해 2월11일 중국 장쑤성 쿤산에서 작성된 31.2초다. 중국팀은 일본 도다 다쿠오가 2010년 세웠던 29.2초 기록을 약 15년 만에 넘어섰다. 장거리와 체공시간 두 종목의 세계기록을 현재 모두 중국팀이 보유한 셈이다.

오래날기 세계 대회에서 사용된 ‘유나이트(Unite)’ 기체는 앞부분을 여러 겹 접어 무게중심을 잡되 좌우 날개 면적을 넓게 확보한 형태다. 낮은 속도에서도 양력을 유지하면서 하강속도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회 영상을 보면 선수는 거의 수직에 가깝게 비행기를 천장을 향해 던진다. 이후 천천히 글라이딩을 하며 바닥으로 활강한다.

종이비행기 대회에 ‘날씨’ 괜찮을까… 실외 체육관 ‘변수’

무림 대회가 열리는 곳은 실내 체육관이 아니라 진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이다. 야외 경기인 만큼 바람과 습도, 비 등 날씨가 기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대회에서는 예선 뒤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종이가 젖거나 습기를 머금으면 질량과 강성이 변할 수 있어 오래날리기와 곡예비행기날리기 결선 및 슈퍼컵은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야외에서 열리는 국내 대회 기록과 기네스 세계기록은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올해 31.2초의 기네스 체공시간 기록은 중국 쿤산체육센터 실내 체육관에서 작성됐다.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한 실내 기록이다. 반면 무림 대회는 현장 기상조건까지 경기의 변수로 들어간다.

무림 대회의 멀리날리기 최고 기록은 2023년 50.7m에서 2024년 64.52m, 지난해 72m까지 늘었다. 오는 17일 진주에서 열리는 비행기날리기 대회에서 지난해 기록(72m)을 넘어서는 종이비행기가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무림 정태영 고객기술지원팀장은 “작은 차이 하나가 대회 기로겡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종이비행기는 종이 자체의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네오스타백상 제품은 표면이 고르고 매끄러운 데다 적정한 강도도 갖춰 안정적으로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데 최적화 된 종이”라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