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사퇴론, 의총서 반대한 분이 반복해”

‘비대위 출범 후 거취표명’ 방침 재확인

내홍 근본 배경, 尹·여당 간 소통 ‘미흡’

윤핵관 내에서도 尹心 해석 ‘제각각’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 구성’을 결의했지만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즉각 사퇴’와 ‘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후 사퇴’ 등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일각에선 잦아들지 않는 집권여당 내홍의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당에 명확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공개적으로는 ‘당무와 거리를 둔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비대위를 둘러싼 집안싸움의 향방도 윤심(尹心)에 달렸다는 평가다.

30일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사퇴론’이 확산되는 상황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반대)했던 사람이 계속 반복해서 하는 것”이라며 “이미 의총에서 (직무대행 체제로) 결론이 다 나지 않았나”고 일축했다.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공개 요구한 당 내외 인사들은 10명 안팎이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 전국위원회 의장인 서병수 의원 등도 ‘권성동 사퇴론’에 목소리를 보태면서 권 원내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

반면 권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 측은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해선 출범 전까지 직무대행 체제로 가야 된다’는 입장이다. 권 원내대표 스스로도 새 비대위 출범 후 자진사퇴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 모두 구체적이고 현실적 대안들을 제시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새 원내대표를 뽑으려면 일주일의 공백기간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정치권에선 권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로까지 이어진 ‘비대위 사태’의 근본 원인은 윤 대통령과 여당 간의 ‘소통 미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에 윤심을 전달하는 일종의 ‘메신저’ 역할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내부에서도 말이 엇갈리는가 하면 권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을 둘러싼 ‘윤핵관 분화설’도 당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당내에서 저마다 윤 대통령의 의중을 다르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는 “‘윤심’과 ‘윤핵관의 뜻’은 다르다”며 윤핵관을 겨냥한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일각에선 ‘사퇴론’이 거세지는 상황에도 권 원내대표가 ‘새 비대위 출범 전까지 직 유지’ 방침을 강조하고 있는 것 또한 윤심이 작용하지 않았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윤핵관 중에서도 핵심 인사로 꼽히는 장 의원이 전날 ‘사퇴론’에 대해 “그럼 당은 누가 수습하나”며 직무대행 체제를 재확인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민의힘의 혼란상과 관련해 “저는 우리 당 의원과 우리 당원들이 중지를 모아 내린 결론이면 그 결론을 존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합리적인, 또 당과 국가의 장래를 위해 합당한 결론을 치열한 토론을 통해 잘 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했다. ‘당무 불개입’ 원칙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도 의견이 분분한 분위기다. 당내에서도 윤 대통령의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권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이든 새 원내대표 체제이든 비대위 구성은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다. 당에선 ‘추석 전 출범’을 목표로 보고 있지만 기존 비대위 인선을 새 비대위에 그대로 이어갈 것인지 여부를 놓고도 이견이 드러나고 있다. 당 지도부는 기존 인선을 고수하는 방향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의원들은 ‘비대위 재인선’ 의견을 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은 “직무정지를 당한 주호영 의원이 새 비대위의 위원장을 다시 맡는 것이 국민 입장에서 보기엔 웃기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비대위원도 새로 꾸려야 한다”면서도 “한 번 좌초된 비대위인 데다가, 직을 맡아도 짧은 기간 동안 욕만 먹을 게 뻔한 자리를 누가 하려고 하겠나”고 말했다.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