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6년 파리에 문을 연 카페 프로코프는 프랑스 최초의 ‘문학카페’로 문화예술인의 성지로 사랑받아왔다. 코메디 프랑세즈 근처에 위치한 덕에 17세기 유명 시인과 극작가 라신, 라퐁텐 등이 찾아 유명해지면서 유명문예인들의 사랑방이 됐다. 18세기는 카페 프로코프의 전성시대다.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들이 진을 쳤다. 장 자크 루소, 볼테르, 몽테스키외, 디드로, 달랑베르 등이 출근 도장을 찍었다. 디드로는 ‘백과전서’에서 이 카페를 ‘카페의 전설’이라고 불렀는데, 당시 볼테르가 사용했던 대리석 테이블과 의자는 이 카페의 자랑으로 남아있다. 프로코프가 유명해지자 파리에는 예술가와 지식인 카페가 잇달아 문을 열며 성행했다.
카페의 도시, 파리의 진면모와 속살을 보려면 무려 35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카페문화를 들여다봐야 한다. 파리 유학시절부터 오랫동안 파리 카페를 사랑해 그 모습을 찍어온 윤석재 사진작가가 쓴 ‘파리 카페’(아르테)는 역사를 품은 카페의 특별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혁명과 사상, 문학, 예술의 중심 무대였던 파리의 카페는 다른 유럽 나라들과 차원을 달리한다. 그렇다고 커피가 처음부터 사랑받았던 건 아니다. 혹독한 비판을 받기까지 했으며 초창기 카페들은 인기가 없어 소년들이 호객행위를 했다. 이후 화려한 대형 카페들이 문을 열기 시작, 1681년 문을 연 고급스런 카페 드 라 레장스는 120년 동안 체스카페로 유명세를 탔다.
특히 카페 프로코프는 프랑스 대혁명을 거쳐 19세기 최고 지성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자체적으로 발행한 문학 소식지가 한몫했다. 19세기엔 에밀 졸라와 발자크, 베를렌느 등 우명 작가들이 프로코프의 단골이었다.
18세기 중반에 이르면 파리카페는 600여개로 크게 늘어난다. 프랑스혁명이 터질 무렵에는 파리에 2000개의 카페가 있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새로운 소식을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논쟁했다. 이 시기 카페의 중심지는 팔레 루아얄로 대형 고급 카페들이 성행했고, 매춘이 이뤄지기도 했다.
19세기말 20세기 초, 벨에포크와 광란의 시대에는, 몽파르나스 대로의 문학카페들이 유명 예술가들의 아지트가 됐다. 이 시기 헤밍웨이는 파리의 문학카페들을 전전하며 ‘잃어버린 세대’로서 파리를 탐색하고 즐겼다.
시대별로 유명했던 카페와 셀럽들, 카페에서 일어난 일 등 파리 카페를 한 데 정리한 이 책의 독보적 매력은 저자가 오랜 세월 직접 찍은 풍성한 카페 사진들과 일러스트로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파리카페/윤석재 지음/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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