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수송제한 행위’ 공정법 위반 아랑곳
운임손실 거의 없는 장마철에 콕 찍어 파업
레미콘사 무책임+운반차주 몽니, 매번 인상
“건축비에 전가돼 결국 소비자에 부담” 지적
수도권운송연대(이하 운송연대)로 명칭을 바꾸기로 한 레미콘운송노동조합이 올해도 실리를 두둑히 챙겼다. 향후 2년간 24.5%(1만3700원) 의 레미콘 운송료 인상안을 얻어냈다.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레미콘 제조사의 무책임과 운송연대의 몽니가 야합한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엔 비용 인상분은 건축비에 반영되고, 소비자에게 최종 전가될 전망이다.
운임협상을 앞두고 레미콘업계는 ▷엄연한 불법파업을 ▷경제적 득실에 따라 장마철에 하는 것도 모자라 ▷노조간 주도권 싸움이 매년 반복될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레미콘 제조사들은 운송기사들의 파업에 대해 현행법상 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라고 성토했다. 엄연한 불법행위라는 것. 노조를 구성하는 레미콘 운반사업자는 건설기계관리법 제21조에 규정된 ‘건설기계사업자 등록,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는 개인사업자’임은 분명하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 및 사업자단체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법 40조3항은 사업자의 ‘상품의 생산·출고·수송 또는 거래의 제한이나 용역의 거래를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운송기사들의 운송거부(파업)가 이에 해당한다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불법파업이 꼭 매년 장마철에 반복되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득실을 계산한 것이라 비판했다. 장마철에는 콘크리트 타설을 할 수 없어 어차피 운송을 못하기 때문. 건설사들도 6월 중·하순부터 한 달여간의 장마철은 공기에 선반영 하는 게 상례다.
업계는 운송기사들이 운임수입에 타격을 받지 않으면서도 파업이란 모양새를 취하기 위해 매년 장마철 파업을 결의한다고 보고 있다. 운송기사는 레미콘 운반횟수에 따라 제조사로부터 운임을 받는 계약관계다.
때문에 여타 노동자와 달리 임금협상 타결 이후 상승분이 올해 임금에 소급적용되는 형태가 아니다. 파업을 이유로 운송을 쉬면 그만큼 운임을 못 받게 된다. 운임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타설이 안되는 장마철에 파업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업계 말대로라면, 운송연대는 이런 정기적 ‘공동행위’로 이득을 얻은 셈이다. 법리적으론 불법행위에 대한 대가이므로 원인무효가 되며, 부당이득 반환소송 대상이 된다.
하지만 운송료를 2년에 걸쳐 24.5% 인상한다는 것에 의외로 쉽게 합의됐다. 타 지역 레미콘 제조사들이나 중소 제조사들은 당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지방은 중소업체 중심이어서 버틸 여력이 없었다 해도 대·중견기업이 모여 있는 수도권에서 파업 이틀만에 운송연대측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것이다. 추후 더 과도한 요구를 들고 나와도 협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 협상에서 연대측 요구가 대부분 관철된 배경에는 노조 인정 주장을 유보하기로 한 것에 대한 ‘반대급부’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사중단 및 지연과 이에 따른 채무지체의 배상금도 부담이 됐을 수 있다.
결국엔 소비자만 봉으로 만든 것이란 비판을 양측 모두 피할 순 없다. 레미콘사도, 운반차주도, 건설사도 떠안지 않는 늘어난 비용이 어디로 가서 청구되겠는가? 최종 소비자에게 떠넘기기 위해 모두들 요란을 떨었던 셈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