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300만원 저긴 200만원”
전문가 “동물도 체계적 진료비 필요”
표준화되지 않은 동물 진료비가 최근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진료비가 높은 와중에 같은 증상에도 동물병원마다 다른 진료비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애완견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도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현재 동물병원 의료수가(진료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은데 이런 문제를 개선하면 유기 실태가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한 만큼 동물들에 대한 진료비 체계가 잡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려동물 수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실시한 국민의식조사를 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가구 수는 606만 가구나 됐다. 이들 가구 수는 2020년 638만 가구로, 처음 600만 가구를 넘겼다.
그러나 동물 진료비가 일률적이지 않아, 반려인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한국소비자연맹이 만 20세 이상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동물병원 진료비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사항 등을 알아본 결과, 응답자의 82.9%가 ‘진료비가 부담된다’고 했다. 동물병원 관련 불만사항 중에는 ‘병원 간 금액 차이가 크다’는 응답도 15.5%였다.
진료비가 표준화되지 않은 탓에 동물병원들 사이에서도 이른바 ‘등급’이 나눠지는 점도 문제다. 치료를 잘한다고 입소문을 탄 동물병원일수록 수요가 많아 같은 병명에도 다른 병원에 비해 진료비가 더 높게 책정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는 수의사 김모(27) 씨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장비 수, 인건비, 자릿세 등이 동물 진료에도 영향을 준다”며 “가격 부담을 느껴도 아무래도 치료를 더 잘하는 곳이 더 믿을만하기에 더 유명한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물병원 진료비를 표준화하는 것에 대해 대한수의사회는 일반병원처럼 동물병원에도 세제혜택을 적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수의사회 관계자는 “동물병원에서 고용 세제혜택이 있으면 가격 인하할 요인이 생길 수 있다”며 “이외 병원 사업장에 대한 인건비를 낮추는 등 일반병원만큼 세제 혜택이 있어야 병원들이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마치 사람의 질병처럼 동물 진료비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17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비단 수의사들만 양심적인 기준으로 동물 치료비를 책정하도록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표준 수가제 마련을 위한 사전 작업을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영철·김희량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hop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