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미 중 내내 아내 손잡아

WSJ “中 최고지도자 부부에겐 이례적 장면”

中 ‘국민적 스타’ 펑리위안, 상당한 군 인맥

군부 숙청 강행한 시진핑, 군 인맥 갖춘 아내 의존 높아져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내 펑리위안 여사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의 손을 잡으면서 국립문서보관소 박물관을 떠나고 있다. [게티이미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내 펑리위안 여사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의 손을 잡으면서 국립문서보관소 박물관을 떠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미국 방문에서 아내 펑리위안 여사의 손을 놓지 않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워싱턴에서 아내에게 크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중국 최고지도부의 엄격한 관행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장면이라 평가했다. 시 주석이 펑 여사의 손을 꼭 잡은 모습을 단순한 의전상의 역할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지난 23일 전용기 계단을 내려올 때 시 주석은 한 손으로 난간을 잡고 다른 손으로 펑 여사의 손을 잡았다. 이틀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함께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의 화강암 계단을 오를 때도 두 사람은 내내 손을 놓지 않았다.

사소한 스킨십일 수 있지만, 중국 최고지도부의 엄격한 관행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장면이라는게 WSJ의 평가다. 중국 최고위급 지도자들은 자칫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로 공개석상에서 배우자에게 몸을 의지하는 모습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국빈 방문 때 배우자의 역할도 손을 흔들고 미소를 짓거나 문화시설을 방문하는 등 전통적인 수준에 머물러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열린 도착 환영행사에서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게티이미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열린 도착 환영행사에서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게티이미지]

이 장면은 해외에서는 편집되지 않은 채 널리 유통됐지만, 중국 내 방송에서는 신중하게 편집된 화면이 나갔다. 전용기 문 앞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과 공식 활주로 환영행사, 과거 정상 간 악수 장면 등이 주로 강조됐고, 시 주석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펑 여사의 손을 잡는 모습은 주요 장면에서 빠졌다. 그만큼 중국 내부에서는 여전히 최고지도자가 아내에게 의존하는 모습이 금기시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 장면이 펑리위안의 실제 권력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 주석이 눈에 띄게 의지하는 사람이 펑 여사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시 주석은 중국 지도자로 부상하기 전까지 중국에서 오히려 ‘펑리위안의 남편’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인민해방군 출신의 유명 소프라노이자 국민적 스타였던 펑리위안은 시 주석이 2012년 말 최고권력에 오르는 과정에서 그의 대중적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펑리위안은 인민해방군에서 소장에 해당하는 비전투 민간 간부 계급을 지냈다. 2012년에는 인민해방군 예술학원장을 맡았고, 중국군 문화계 최고위급 인사에게 통상 부여되는 수준의 높은 군 지위를 유지했다. 2017년 중국군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해당 기관이 국방대 산하 조직으로 흡수되면서, 펑리위안도 군 내 다른 직책으로 옮겨갔다.

현재 73세인 시 주석보다 10살 어린 펑리위안은 시 주석이 권력을 잡기 전 오랫동안 자신의 공연단과 함께 중국의 주요 군사 지휘부를 두루 방문했다. 각종 연회에도 참석하며 군 고위 장성들과 직접 관계를 쌓았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아내 펑리위안 여사가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과 함께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 아시아 미술관을 방문한 희망중국학교 합창단 학생들의 공연을 보고 박수를 치고 있다. [게티이미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아내 펑리위안 여사가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과 함께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 아시아 미술관을 방문한 희망중국학교 합창단 학생들의 공연을 보고 박수를 치고 있다. [게티이미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한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중국 담당 고위 분석가 데니스 와일더는 펑리위안이 실제로는 중국군 지도부를 평가하는 인사 검증 체계와 관련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와일더는 “시진핑은 펑리위안의 인맥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며 “시진핑에게는 펑리위안이 가진 것과 같은 인민해방군 인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펑리위안이 누가 시 주석의 충성파이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 파악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펑리위안은 장칭 이후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마오쩌둥의 부인이었던 장칭은 급진파 ‘4인방’을 이끌며 1966~1976년 문화대혁명 과정에서 정치적 반대파를 탄압하고 중국 사회를 극심한 혼란으로 몰아넣은 인물이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중국 공산당이 최고지도자 배우자의 정치 권력 행사를 극도로 경계하는 데에는 장칭의 영향이 있다. 오늘날에도 기본 원칙은 달라지지 않아, 최고지도자의 배우자는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되 정치적으로는 무해한 의전적 존재로 남아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WSJ은 그런 점에서 펑리위안이 군 고위 인사 결정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 자체가 중국 공산당이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열린 도착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 여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열린 도착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최근 이어지는 시 주석의 군부 숙청으로 측근층이 좁아진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WSJ은 장유샤 등 오랜 군 측근까지 제거되면서 시 주석의 군 내 신뢰 네트워크가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식 직책이 없더라도, 시 주석이 오래 신뢰해온 데다 군 인맥까지 갖춘 펑리위안의 비공식적인 정보·인적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펑리위안이 중국군 인사에 직접 개입한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인민해방군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쌓은 군 고위층 인맥 때문에 시 주석이 군 인사 등에서 그의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수준이다.

크렘린궁 “시진핑, APEC서 미중러 3자회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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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자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중국·러시아 정상 간 3자 회담을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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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