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동 등반한 이색 당선인…속초시장 이병선의 다짐

이병선 속초시장 당선인 페북 캡처.
이병선 속초시장 당선인 페북 캡처.

[헤럴드경제(속초)=박정규 기자]사람이 산을 오르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영웅적인 행위로, 독창적인 자기표현 활동으로, 성숙된 놀이 문화로 산을 오른다. 산을 오르면서 새로운 삶을 구상하기도한다. 지친 삶이 힘든 등반으로 오히려 힐링이 될때가 있다. 어느 시대나 인간은 무엇을 높은 것으로 볼 것인가는 다르지만 가장 높은 곳을 갈망했다. 등정은 산 정상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등반은 험한 산이나 높은 곳의 정상에 이르기 위해 오르는 과정이다. 등반을 통해 등정에 성공하면 그 희열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면 두고두고 패배자의 고통이 가슴속에 각인된다. 산은 우리에겐 그런 의미다.

#1.“산이 그곳에 있어서”

1924년 최초의 에베레스트(Everest,8848m) 등정을 앞두고 앤드류 어빈(Andrew Irvin)과 함께 정상 600m 아래에서 실종된 조지 말로리(Gearge Leigh Mallory)는 에베레스트원정을 떠나는 길의 인터뷰에서 "당신은 왜 위험하고 힘들며 죽을지도 모르는 산에 갑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산이 그곳에 있어서(Because it is there)"라는 불후의 명언을 남겼다(물론 이 대답은 많은 기자들이 집요하게 같은 질문을 해대자 툭 던진 대답이긴 하다.). 인간이 최초로 오른 8000급 봉우리인 안나푸르나 초등에 참여한 리오넬 테레이는 ‘무상의 정복자’라는 저서에서 등산은 '무상(無賞)의 행위'라고 했다. 등산은 그 행위의 특성상 많은 시간과 노력,정열을 쏟아야 한다. 또 한 위험과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행위의 결과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In-put(투입)과 Out-put(산출)의 잣대로 등산을 저울질한다면 등산은 아주 미련한 짓이며 비생산적인 행위인 것이다. 그래서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다시 내려와야 할 것을 왜 올라가느냐”고 묻곤 한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원래 비생산적인 놀이에 관심이 많다. 그것을 우리는 취미활동 또는 여가생활이라고 부른다. 일 이외에 것에 순수한 열정으로 몰두할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무상의 행위다.각박한 생존 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감성의 자유,시간의 자유,공간의 자유를 마음껏 즐기는 것이 진정한 삶의 풍요다.

#2.매번 다양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온 배우 이시영이 이번에는 여성 산악 스포츠 역사에 기록을 세웠다. 스위스관광청은 이시영을 포함한 여성 산악인 80여명이 지난달 27일 스위스 남부 발레주 브라이트호른산 정상(4164m)에서 '세상에서 가장 긴 인간 띠'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스위스관광청이 주최한 '100% 우먼' 이벤트 중 하나로, 지난해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됐다. 전 세계 여성 산악인에게 스위스 자연을 탐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여성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취지로 이뤄졌다. 본래는 알라린호른 등반으로 예정됐으나, 기상 악화로 인해 브라이튼호른으로 변경돼 진행됐다. 스위스 관광청은 "전 세계 모든 여성들의 능력과 잠재력을 일깨우고 더 큰 의미에서 모든 여성의 인권과 권리를 존중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악등정에는 유럽, 미국, 이란, 인도, 남아공, 카자흐스탄, 에콰도르 등 전 세계 25개국 여성들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이시영을 포함해 3명이 참여했다. 이시영은 "여성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전 세계 다양한 여성 산악인과 함께 세계기록을 달성해 기쁘고 안전하게, 성공적으로 이번 등반을 마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3.약속한대로 이병선 속초시장 당선인은 20일 오전 9시43분 해발 1708m 대청봉 등정에 성공했다. 역대 속초시장 중 당선되자마자 대청봉 등정을 시도한 시장은 없었다. 그는 대청봉 정상에서 존경하는 속초시민 여러분! ,시민은 하나로 속초는 미래로, 약속을 지키는 이병선 되겠습니다”라고 했다. 60세 이병선에겐 이번 대청봉 등정은 절치부심(切齒腐心)을 보낸 지난 세월을 씻고, 나머지 인생을 속초 발전에 쏟아붓겠다는 의미다. 그가 설악산을 정복한 이유는 ‘새로운 속초’라는 다섯글자에 담겨있다. 이미 초선 속초시장(2014~2018년)을 역임했던 그의 모습은 아직 속초시민에겐 ‘기대반 걱정반’이 정답이다.


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