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8~10일 진행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8~10일 진행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자체 생산된 허리띠, 치약 등 생필품의 조악한 품질을 보고 언성을 높인 정황이 공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민생고에 허덕이는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선전으로 풀이된다.

1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10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를 정리하는 기사 '인민을 어떻게 받들어야 하는가를 다시금 새겨준 의의 깊은 회의'에서 뒷얘기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당 중앙위원회 일꾼(간부)들에게 지금 주민들이 쓰고 있는 소비품들을 ‘그대로’ 사 오라고 지시했다.

회의 당일 김 위원장은 간부들이 가져온 소비품을 손에 들고 나왔는데, 아이들의 혁대(허리띠)부터 가정에서 쓰는 치약까지 시중에 일반적으로 유통되고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는 제품이었다.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이 사망한 뒤 그의 사진을 보며 서럽게 우는 모습. [조선중앙TV화면][연합]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이 사망한 뒤 그의 사진을 보며 서럽게 우는 모습. [조선중앙TV화면][연합]

문제는 이같은 물건들의 품질이 현격히 허접했다는 점. 신문은 "혹독한 시련 속에 그런 소비품이라도 보장되면 다행이라고 여긴 일꾼들은 없었던가"라고 묘사하며 해당 생필품들의 품질이 상당히 조악했음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간부들 앞에서 제품 하나를 들어 보이며 "소비품의 질은 어떠하든 생산량에만 치중하는 것은 인민들에 대한 그릇된 관점과 당 정책 집행에 대한 요령주의적 태도로서 당과 인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격해 했고"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자책감에 휩싸였다"며 긴장감이 감돌았던 회의장 분위기를 드러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비서국 회의를 열어 당내 규율준수 기풍을 세우고 간부들의 '비혁명적 행위'에 강도 높게 투쟁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김 위원장이 왼손에 담배를 든 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당 비서들인 조용원, 박정천, 리병철, 리일환, 김재룡, 전현철, 박태성이 회의에 참가했다. [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비서국 회의를 열어 당내 규율준수 기풍을 세우고 간부들의 '비혁명적 행위'에 강도 높게 투쟁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김 위원장이 왼손에 담배를 든 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당 비서들인 조용원, 박정천, 리병철, 리일환, 김재룡, 전현철, 박태성이 회의에 참가했다. [연합]

이날 김 위원장은 "우리 앞에 나선 경제 과업들 가운데서 급선무는 농사와 소비품 생산"이라며 "'선질후량'(양보다 질이 먼저) 원칙에서 인민들이 경공업의 덕을 실지 입을 수 있도록 소비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민심 달래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방역체계 곳곳에서 총체적 문제가 드러났던 점을 들어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한 바 있다.

이같은 국제 백신 지원을 거절한 뒤 민심이 악화되자 일선 간부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국제 사회의 코로나 백신 지원도 거부한 채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어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최근 북한이 6월까지 발사한 미사일 비용이 북한 주민 전원에게 최대 1회 백신을 접종 시킬 수 있는 액수이자, 올해 식량 부족분 충당도 가능한 규모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KIDA에서 받은 '북한 미사일 발사비용 추계'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들어 미사일 발사에 쓴 총 발사 비용 5000억~8000억원은 코로나19 백신 중 고가인 화이자(1회당 20달러) 제품 2000만~3250만회를 구매할 수 있는 액수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