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자체 생산된 허리띠, 치약 등 생필품의 조악한 품질을 보고 언성을 높인 정황이 공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민생고에 허덕이는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선전으로 풀이된다.
1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10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를 정리하는 기사 '인민을 어떻게 받들어야 하는가를 다시금 새겨준 의의 깊은 회의'에서 뒷얘기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당 중앙위원회 일꾼(간부)들에게 지금 주민들이 쓰고 있는 소비품들을 ‘그대로’ 사 오라고 지시했다.
회의 당일 김 위원장은 간부들이 가져온 소비품을 손에 들고 나왔는데, 아이들의 혁대(허리띠)부터 가정에서 쓰는 치약까지 시중에 일반적으로 유통되고 북한 주민들이 사용하는 제품이었다.
문제는 이같은 물건들의 품질이 현격히 허접했다는 점. 신문은 "혹독한 시련 속에 그런 소비품이라도 보장되면 다행이라고 여긴 일꾼들은 없었던가"라고 묘사하며 해당 생필품들의 품질이 상당히 조악했음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간부들 앞에서 제품 하나를 들어 보이며 "소비품의 질은 어떠하든 생산량에만 치중하는 것은 인민들에 대한 그릇된 관점과 당 정책 집행에 대한 요령주의적 태도로서 당과 인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격해 했고"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자책감에 휩싸였다"며 긴장감이 감돌았던 회의장 분위기를 드러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우리 앞에 나선 경제 과업들 가운데서 급선무는 농사와 소비품 생산"이라며 "'선질후량'(양보다 질이 먼저) 원칙에서 인민들이 경공업의 덕을 실지 입을 수 있도록 소비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민심 달래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방역체계 곳곳에서 총체적 문제가 드러났던 점을 들어 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한 바 있다.
이같은 국제 백신 지원을 거절한 뒤 민심이 악화되자 일선 간부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국제 사회의 코로나 백신 지원도 거부한 채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어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최근 북한이 6월까지 발사한 미사일 비용이 북한 주민 전원에게 최대 1회 백신을 접종 시킬 수 있는 액수이자, 올해 식량 부족분 충당도 가능한 규모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KIDA에서 받은 '북한 미사일 발사비용 추계'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들어 미사일 발사에 쓴 총 발사 비용 5000억~8000억원은 코로나19 백신 중 고가인 화이자(1회당 20달러) 제품 2000만~3250만회를 구매할 수 있는 액수다.
kace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