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등 4개 단체, 시·도지사 후보자 농지 소유 현황 발표

등록된 후보자들 55명 중 17명 농지 소유

후보자들 보유한 농지 전체 가액 34억여원

“공직자 권한·정보 이용…투기 가능성 있어”

지난 22일 강원 강릉시 강동면에서 한 농민이 사료작물을 압축한 뒤 흰색 비닐을 둘둘 말아 소먹이로 사용할 곤포(압축포장) 사일리지를 만드느라 분주하다(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는 사진). [연합]
지난 22일 강원 강릉시 강동면에서 한 농민이 사료작물을 압축한 뒤 흰색 비닐을 둘둘 말아 소먹이로 사용할 곤포(압축포장) 사일리지를 만드느라 분주하다(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는 사진).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6·1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시·도지사 후보자들의 농지 소유 현황을 발표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후보자 10명 중 3명꼴로 농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보유한 농지의 전체 면적은 4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4개 시민단체는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55명의 광역자치단체 후보자들의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전, 답, 과수원 등 본인과 직계가족을 포함한 농지 소유 여부를 조사했다.

이에 대해 단체들은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자 본인이나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농지 소유는 면적이나 가액 규모, 취득 경위나 자경 여부 등을 고려할 때, 농지 투기를 의심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며 “지방행정의 다양한 권한이 있는 지자체장 선거 후보자의 경우 당선된다면 그 이해 상충 여부 등을 더욱 엄격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후보자 55명 중 17명(30.9%)가 농지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 10명 중 3명이 농지를 보유한 셈이다. 이들 후보자가 소유한 전체 소유 면적은 15만1941㎡로 46만평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지에 대한 전체 소유 가액은 34억7419만원에 달했다.

거대 양당 중 국민의힘에서는 후보자 17명 중 절반 이상인 9명(52.9%)이 농지를 갖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 17명 중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7명(41.1%)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단체들은 농지 투기 의혹이 있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농지 소유 경위, 농지 이용 실태 등을 소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 외로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농지 소유 및 이용실태에 대한 ‘농지전수조사’ 실시 ▷농업진흥지역을 비롯한 무분별한 농지전용 허가 금지 ▷농지 정책 의사결정 시 이해 상충 발생 예방 등을 공약으로 내세울 것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농정의 가치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농민과 농업, 농촌을 살리는데 있다”며 “농지를 소유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자들은 해당 농지 소유 경위와 이용 실태 등을 철저하게 소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농업은 건강한 먹거리 제공과 식량 안보의 역할 외에도 쾌적한 경관을 제공하고 환경 생태 보전과 같은 공익적 가치가 크다”면서 “실제로 경작하지 않는 비농업인이 소유하고 있다면 농지의 생산성은 물론, 공익적 기능이 제대로 살아날 수 없으며, 농지 투기와 직불금 부당 수령 등 부정적 효과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단체들은 “공직자의 경우 본연의 업무로 인해 실제 경작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본인이 아닌 배우자가 있다고 해도 제대로 된 농사를 짓는데 한계가 있다”며 “공직에서 권한과 정보 등을 이용해 미래의 지가 상승을 추구하는 등의 투기 우려가 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헌법에서 경자유전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만큼 비농민 가능성이 높은 농지 소유 후보자들의 농지 소유 현황을 알려서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농지의 중요성을 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