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모토로라 직원에서 재벌됐던 ‘이 분’…갑자기 벼락거지?”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씨그룹(Sea Limited)을 설립해 지난해 싱가포르 최대 부호로 등극한 리샤오둥 회장. ‘IT 회사의 말단 직원→재벌’이라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가진 그가 다시 벼락거지로 몰락하며 화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포레스트 리’라고도 불리는 리샤오둥 회장이 220억달러(한화가치 28조920억원)에 달하던 재산의 80%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더 이상 전 세계 500대 부자에 속하지 않을뿐더러 씨그룹도 분기별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샤오둥 회장은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은 인생 이야기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그는 본래 IT기업 모토로라의 인사 담당자로 입사했다. 모토로라 재직 당시 우연히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연설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아 스탠포드대 MBA에 입학했고, 싱가포르에서 ‘GG게임’이라는 업체를 세웠다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후 가레나라는 게임 배급사를 세웠고 당시 배급하던 ‘리그 오브 레전드’가 대박을 치며 중국 텐센트의 투자도 유치했다. 2015년 이커머스 시장에 눈을 뜨면서 ‘쇼피’를 설립했으며 이후 점유율 1위로 승승장구하며 배달시장, 핀테크 서비스까지 뛰어들었다.
그 과정에서 씨그룹의 주가가 급등하자 그의 자산도 대폭 늘어났다. 씨그룹 주가는 지난 2019년 말 이후 지난해까지 무려 9배나 올랐다. 약 40달러(5만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372달러(47만5000원·최고치)까지 치솟은 것이다.
졸지에 싱가포르 최대 부호가 된 리샤오둥 회장도 글로벌 경기 침체 리스크를 피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의 빅테크업체 텐센트가 씨그룹의 지분을 매각하고 인도에서 전자 상거래 운영을 중단하는 등 수익에 타격을 입었다. 또한 코로나19 특수효과가 끝이나며 금리가 인상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긴장이 기술주에 영향을 주며 씨그룹의 주가는 더 곤두박질 쳤다.
씨그룹은 올 1분기 기록적인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분석가의 평균 추정치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발표될 이 회사의 실적은 7억4000만 달러(9449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씨그룹의 실적은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씨그룹의 몰락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창출된 '급속한 부'의 취약성을 보여준다"며 "엔데믹으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으 돌아오며 이커머스 매출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hs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