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국영기업 가즈프롬에 지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에너지 국영기업 가즈프롬에 다음달 유럽 내 저장 시설에 가스를 공급하라고 27일(현지시간) 지시했다.
에너지 대란을 겪는 유럽으로선 러시아산 가스의 추가 공급을 바라왔기에 푸틴의 지시가 실제 이뤄질지 주목된다. 그가 가스를 무기삼아 정치력 확대를 도모한다는 시각이 엄존해왔기 때문이다.
러시아 대통령궁인 크렘린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TV로 방송된 회상회의에서 “이번 조치는 유럽 에너지 시장에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가즈프롬에 구체적인 지시를 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내 작업이 끝나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있는 지하 저장소를 11월 8일부터 채우는 작업에 집중하라”고 했다.
러시아 저장소엔 애초 11월 1일까지 가스 저장을 완료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봉쇄 조처로 가스 소비가 줄어든 탓에 이를 11월 7일까지 연장한다고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최고경영자(CEO)가 설명한 데 따른 것이다.
가즈프롬은 올 겨울을 대비해 726억㎥라는 기록적인 양의 가스를 저장할 계획이다.
밀러 CEO는 “가즈프롬은 이제까지 유럽 저장 시설에 아주 소량의 가스를 공급해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에너지 정보 분석 업체 ICIS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서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관의 하루 평균 공급량은 지난달 3억200만㎥에서 이달 2억6100만㎥로 줄었다.
푸틴 대통령은 밀러 CEO가 “가즈프롬의 가스가 유럽 지하 저장소로 가도록 할 것이고, 이는 가스 공급업체가 가을·겨울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하자, “진행 상황을 계속 알려달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가즈프롬이 보유한 유럽 내 저장소의 낮은 가스 저장률과 함께 러시아가 언제 자국 가스 재고량을 채울지에 주목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유럽의 가스 재고량은 거의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러시아의 결정에 목을 맨 형국이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구두개입으로 가스 가격 급등세를 다소 완화시켰지만, 그 이후 다시 올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가즈프롬 측은 모든 계약상의 의무를 맞추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미국과 EU는 러시아~발트해 해저~독일을 잇는 총 연장 1230㎞의 노드스트림2 가스관 가동 승인을 빨리 받아내기 위해 러시아 정부와 가즈프롬이 고의로 가스 공급을 늦추고 있다고 판단한다.
가스인프라스트럭처유럽에 따르면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의 모든 가스 저장소는 총 용량의 71%를 채워놓은 상태다. 가즈프롬 이소유 또는 공유하는 저장소의 상황은 9.5~83%로 다양하다.
가즈프롬은 시베리아에 있는 처리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가스 출하량이 줄자 이를 메우기 위해 지난 8월 EU에 저장한 일부 물량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