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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러라고 합의’ 실현 가능성 높다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이 칼럼은 헤럴드경제 회원 전용 콘텐츠 ‘HeralDeep’에 게재됐습니다. 회원으로 가입해 글로벌 석학들이 전하는 AI·국제정치경제·지경학에 대한 통찰을 ‘영어 원문’으로 만나세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의 모든 국가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90일 연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중국을 명백히 표적으로 삼는 등 변덕스러운 움직임으로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러나 이것이 트럼프 경제팀에서 나올 수 있는 최악의 소식이 아닐 수도 있다. 무역 관세는 분명 해롭지만, 쉽게 해제될 수 있다. 관세의 인상과 철폐는 국가 간 신뢰에 큰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우려스럽지만, 금융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조치들에 비할 바는 아니다. 미국처럼 개방된 자본 계정을 가진 국가들은 갑작스러운 신뢰 붕괴가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안정적으로 자본을 유치해왔으며, 이는 무역 적자의 규모 자체보다도 중요한 요소다. 미국은 자국의 무역 적자를 외국 자본으로 충당
2025-04-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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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보다 심각한 ‘마러라고 합의’<인위적 달러 약세 정책 추진> 실현 가능성 높다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의 모든 국가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90일 연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중국을 명백히 표적으로 삼는 등 변덕스러운 움직임으로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러나 이것이 트럼프 경제팀에서 나올 수 있는 최악의 소식이 아닐 수도 있다. 무역 관세는 분명 해롭지만, 쉽게 해제될 수 있다. 관세의 인상과 철폐는 국가 간 신뢰에 큰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우려스럽지만, 금융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조치들에 비할 바는 아니다. 미국처럼 개방된 자본 계정을 가진 국가들은 갑작스러운 신뢰 붕괴가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안정적으로 자본을 유치해왔으며, 이는 무역 적자의 규모 자체보다도 중요한 요소다. 미국은 자국의 무역 적자를 외국 자본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외국 자본이 이에 대한 프리미엄을 요구해오지 않은 것은 지금까지 미 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을 유지한 덕분이다. 이처럼 미국이 무역 불균형은 물론 과도한 재정 적자까지
2025-04-1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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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한국의 전통 기와지붕문화유산의 연구와 보존에서 보이는 가치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나라들의 경쟁은 면밀하게 보면 문화경쟁이다. 동아시아 초대 문명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는 넘치고 넘치는 역사적인 유물과 유적이 수도 없이 많다. 고래등같은 장엄한 한국의 기와지붕은 바라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있고 한옥집의 바른 모습을 완성한다. 기와집은 부의 상징이자 문명사회 필수 의식주(衣食住) 중에서도 우리 생활을 안전하고 윤택하게 해주는 거주공간이고 밤에 침입자들을 막는 안전장치다. 독특한 한옥의 목조건축의 아름다움을 포장하는 기와지붕은 한국문화 고유의 곡선미를 보여준다. 한옥은 앞마당의 풀을 제거해주는 햇빛을 받은 마당이, 공기의 온도를 상승시키면서 상대적으로 차가운 뒤쪽의 공기를 잡아당기면서 집 통풍을 도와준다. “한옥집 앞마당에 잔디를 깔때, 공기 흐름이 교란된 한옥 건물은 통풍 부족으로 벽에 곰팡이들이 생기는 이유”라고 수십년간 한옥과 전통기와를 전문으로 복원·보수를 해온 김우경은 말한다. 비나 눈이 오면 전체적으로 물을 흠뻑 머금었다가
2025-04-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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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지도자, 왜 갈수록 독재적으로 변할까 [카우시크 바수]
이 칼럼은 헤럴드경제 회원 전용 콘텐츠 ‘HeralDeep’에 게재됐습니다. 회원으로 가입해 글로벌 석학들이 전하는 AI·국제정치경제·지경학에 대한 통찰을 ‘영어 원문’으로 만나세요. 3년 전, 필자는 권위주의적인 성향이 조금이라도 있는 정치 지도자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왜 권위주의적 성향이 악화하고 결국 독재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지에 대한 연구 논문을 썼다. 이 논문은 경제학과 심리학 이론에 기반한 이론적 글로, 제목은 ‘독재자의 변형: 왜 독재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빠지는가(The Morphing of Dictators: Why Dictators get Worse Over Time)’였다. 필자는 이 논문을 한 학술지에 게재했고, 대부분의 연구 논문과 마찬가지로 경제학이나 정치학을 공부하는 일부 학생들과 연구자들이 점차 읽게 될 것이며, 수 년 뒤엔 그들 중 일부가 이 이론을 확장하거나 발전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타깝게도 전 세계적으로 권위주의가 빠
2025-04-0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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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국제무역체제에 대한 불편한 진실 [드와이트 퍼킨스]
이 칼럼은 헤럴드경제 회원 전용 콘텐츠 ‘HeralDeep’에 게재됐습니다. 회원으로 가입해 글로벌 석학들이 전하는 AI·국제정치경제·지경학에 대한 통찰을 ‘영어 원문’으로 만나세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세계 자유무역 체제는 오랫동안 다양한 요인으로부터 위협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집착은 자유무역 체제를 흔들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볼 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북미 지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도 중국의 역할에 대한 비판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비판론자들은 중국이 자국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고 위안화를 저평가하며, 지식재산권을 존중하지 않는 등 세계 무역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은 최근에 제기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상당수는 중국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수십 년 전 일본의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던 시기에도, 미국은 엔화가 저평가됐으며 일본이 수입을 제한하기 위해 ‘알루미늄 야구
2025-04-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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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위험한 ‘수 싸움’…시험대 오른 우크라이나 [특별기고]
현직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내에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그는 그 발언에 약간의 반어적 표현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복잡한 딜레마로 보인다. 미국-러시아 관계를 생각할 때 우리는 항상 냉전과 양극화된 세계, 그리고 두 초강대국과 그들의 영향권을 떠올리게 된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세계를 대표하는 경쟁자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은 훨씬 더 쉬웠다. 이념적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은 민주주의, 자유 시장, 그리고 자유를 존중하는 이른바 ‘자유 세계’를 대표했다. 반면 소련은 평화를 위해 싸우며, 그들의 구호에서 강조하듯이 억압받는 모든 국가들과 세계 프롤레타리아를 단결시켜 특히 미국이 상징하는 야만적인 자본주의와 서구 제국주의에 맞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모든 미국 대통령들은 러시아 외교와 그 단순한 접근 방식을 마주해야 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말했듯이
2025-03-3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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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보다 사색, 사색보다 질문이다…최초의 질문이 세상을 바꾼다 [이동규의 Thinkprint][2]
디지털전환(DX)을 넘어 AX(AI Transformation)의 낯선 새벽이 열리고 있다. AI Creator, Prompt Engineer, Data Scientist 등 신직업군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예술계에선 인간만이 창의적이란 대전제까지 무너지고 있다. 기존 산업사회를 리드해온 전문가 집단의 해체도 눈앞에 다가서고 있다. 특히 현장에선 최후의 검색보다 ‘최초의 질문’이 중요한 시대로 치닫고 있다. 요컨대 과거엔 ‘아는 것이 힘’, 현재엔 ‘찾는 것이 힘’이었다면 미래에는 ‘묻는 것이 힘’이다. 따라서 향후 초융합경제 시대에 일류 경영자는 멋진 대답보다는 흥미로운 질문을 하는 공감각 리더가 되어야 한다. 한편 수년 내 인간 수준의 인공일반지능(AGI)의 보편화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에서는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의 도입으로 커다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른바 플랫폼 경제가 지고 ‘에이전트 경제’가 뜬다는 거다. 국가 차원에서도 새로운 지평이 열리
2025-03-2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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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광물·지정학·통제권을 둘러싼 경쟁 [아딧야 신하]
2010년 9월,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중국 어선이 충돌하는 사건으로 현대 권력의 본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사건 이후 불과 몇 주 만에 전 세계 주요 희토류 공급국인 중국이 핵심 광물에 대한 일본의 접근을 차단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충격으로 작용했다. 이것이 의도적인 경제적 압박이었는지, 아니면 불투명한 수출 정책의 자연스러운 결과였는지는 중요한 논점이 아니다. 이 사건이 보여주는 보다 근본적인 현실은, 21세기 권력의 기반은 군사력이나 재정력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력은 기술 문명의 동력인 원소들의 통제권이라는 물질적 요소에도 깊이 내재돼 있다. 리튬, 코발트, 희토류는 단순한 원자재 그 이상이다. 이제는 산업과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영향력의 새로운 수단인 것이다. 아시아는 글로벌 제조업의 중심지임에도 공급망 집중화 현상에 휘말리며 지질학과 지정학이 교차하는 불안정한 게임 속에 갇혀 있다. 핵심 광물을 확보하는 문제는
2025-03-2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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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선생은 설명을 한다, 위대한 선생은 영감을 준다 [이동규의 Thinkprint][1]
AI시대 교육, 혁신, 기업문화 등과 관련해서 ‘영감(靈感ㆍinspiration)’의 의미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어라(Inspiring your people).” 이것은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제창되고 있는 ‘리더십 4.0’의 핵심 문장이다. 사실 공허한 정답 맞추기만큼 사람을 ‘영리한 바보(Smart Idiot)’로 만드는 일은 없다. 특히 문ㆍ이과 칸막이형 주입식 평준화 시스템 하에선 화성 로켓, 우주 물류기지와 같은 개척형 사고는 기대 난망이다. 결국 최고의 가치는 ‘생각의 품질’이다. 주요 선진국은 이미 ‘교육’이란 석기시대 용어를 내던지고, 기존의 종적 커리큘럼을 전면 파괴, 실전적 문제해결형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Inspiring’, 향후 이 멋진 단어가 뛰어난 한국의 젊은이들을 살리는 키워드가 되어야 할 이유다.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것이다.” NBA의 전설적인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
2025-03-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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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트럼프식 세계관’ [배리 아이켄그린]
이 칼럼은 헤럴드경제 회원 전용 콘텐츠 ‘HeralDeep’에 게재됐습니다. 회원으로 가입해 글로벌 석학들이 전하는 AI·국제정치경제·지경학에 대한 통찰을 ‘영어 원문’으로 만나세요. 필자는 지난해 11월 버클리에서 한국의 헤럴드경제신문에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기고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예측하는 것은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상당 부분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그는 공언한 대로 관세를 높일 것인가? 미국은 북한과 또 한 번 외교적 만남을 가질 수 있을까? 이제 트럼프가 취임한 지 두 달이 조금 되지 않았다. 그의 초기 행보 중 일부는 예상과 일치하지만, 일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는 미국을 오랫동안 경제적, 정치적, 지정학적 파트너로 여겨온 한국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가장 확실한 부분은,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이 안보를 보장해 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트럼프 1기의 핵심 쟁점은 주한
2025-03-13 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