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도피 중인 유병언(72ㆍ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인 유혁기(42) 씨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를 정리하거나 회사에 새 경영자를 대표로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들은 파리와 런던에서 유병언의 사진 전시회 후원 업무를 담당하던 곳이다.

법조계에서는 도피 중인 유혁기 씨가 자신이 직접 회사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수익이 안 나는 회사를 최소의 비용으로 정리하는 동시에 현지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현금으로 바꿔 도피 자금으로 쓰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유병언 장남 대균 씨와 부인의 재산 상속 포기 신청 시점과 맞물려 유 씨 일가의 재산 환수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5일 파리상업법원등기소(Greffe du tribunal de commerce de Paris)에 따르면 유혁기 부부가 공동 대표로 있는 아해프레스프랑스는 지난달 8일 현지인 호프 스테판(Hoff, Stefan) 씨를 회사의 새 공동대표로 영입했다. 법원등기소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보고서 제출기한(6월 말)을 넘긴 이 회사는 지난 7월 중순 연기 신청서를 내 10월말까지 제출 기한 연기를 요청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자본금 증자 규모만 500만 유로에 달해 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회사 운영을 담당할 실질적인 경영자가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유혁기는 명의는 공동대표지만 나중에는 자신의 지분 만큼 회사 재산을 현금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지난달 8일 혁기 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영국 런던에 있는 회사(아해프레스UK)에 대해서는 정리한다는 공고를 현지 일간 신문에 냈다. 영국 법에 따라 일간지 공고 이후 3개월이 지나면 회사는 청산된다. 이 회사는 자본금 1000파운드의 페이퍼컴퍼니로 유병언 사망 이후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한 상태였다.

법무법인 이안의 김경진 변호사는 “최근 유병언의 장남인 대균 씨와 부인 권윤자 씨의 상속 포기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유혁기로 상속의 일정부분이 넘어가게 된다”며 “유혁기가 자신의 재산을 현금화할 경우 재산 환수는 더 어려워 질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유) 한결의 박상융 변호사도 “도피 중인 유 씨가 회사에서 벌어들인 재산을 현금으로 바꾸려는 수순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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