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높아 위험 크다”
DLF 사태 후 취급 꺼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로 원자재 시장이 들썩이고 있지만 정작 국내 은행권에서는 제대로 된 투자상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파생상품펀드(DLF) 사태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고객들에게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라고 조언하는 정도다.
현재 국내 은행권에서 판매되고 있는 원자재 관련 상품은 금, 은 등 귀금속에 연동된 펀드 정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 때문에 수익률이 좋다고 은행에서는 관련 상품을 팔기 어렵다”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실물가격의 변동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금 관련 상품도 판매하는데 신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익률을 쫓다가 큰 코 다친 경험 때문이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 사태를 일으킨 파생결합펀드(DLF) 문제로 인해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판매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은행에서 원자재 관련 상품은 신탁으로 통해 DLS 등과 같은 파생상품을 대리 판매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DLF 사태 이후에는 은행들이 파생상품을 팔지 않기도 하지만 고객들 자체가 파생상품을 꺼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TF 시장이 대중화되면서 개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직접 원자재에 투자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도 은행들이 관련 상품 출시에 소극적인 이유다. 금은 귀금속과 원유는 물론 구리, 팔라듐 등 산업재 그리고 주요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원자재 ETF는 다양하다. 펀드보다 수수료도 저렴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원자재 관련 은행 상품은 과거에 팔었던 잔액 정도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은행들은 앞으로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도 없다. 미국 셰일가스 마스터합작회사(MLP) 등 원자재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 정도를 판매하는 수준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MLP에는 원유 정제, 저장, 운송, 유통 판매사, 송유관 등 원유 중간유통단계(Midstream)에 해당하는 기업이 속해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동성 리스크가 크고 주식시장이 호황인데 굳이 원자재 상품을 판매할 유인이 적다”며 “상품을 공급하려면 성장성이나 위험검증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환·서정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