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로 전년 대비 17% 증가 51조원 조달
NYSE·나스닥 이어 세계 세 번째
“美 진출 막힌 中 자금 몰린 덕분” 분석도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등 중국 정부의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억압적 조치가 강화됐지만, 올 한해 홍콩 증시만은 역대 최고 수준의 기업공개(IPO)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9일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이날까지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의 집계 결과, 올해 신규 상장으로 홍콩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가 전년 전체 조달 자금 규모보다 17%나 많아진 총 470억달러(약 5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올해 홍콩 증시에서 이뤄진 IPO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한 것은 8일부터 거래가 시작된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닷컴의 자회사 ‘JD헬스 인터내셔널’이다.
JD헬스는 IPO를 통해 35억달러(약 3조7993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상장 첫날 공모가(70.58홍콩달러) 대비 55.6%나 급등한 109.80홍콩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CNN비즈니스는 “중국 정부가 홍콩보안법 시행 등으로 통제를 강화하면서 기업 신뢰가 흔들리고 있었다”며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서 의구심이 커져가던 홍콩 증시엔 희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통제 강화로 인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홍콩 행정부도 분주히 움직이는 모양새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최근 행정부 회의에서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서 홍콩의 위상은 태산처럼 안정적”이라며 “홍콩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규제 당국과 더 많이 협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홍콩 증시의 선전을 두고 미국 시장 진출이 막힌 중국 기업들이 대체지로 홍콩 증시로 몰려들며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란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상·하원은 이달 초 미국 회계감사 기준을 따르지 않는 기업을 미 증시에 상장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적용 대상은 외국 기업 전체지만 사실상 중국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대형은행 소시에테제네랄 분석가들은 “홍콩 증시가 갈수록 더해지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