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콤 사장-하이닉스 부회장 겸직 ‘이례적’
최대 선결과제는 하이닉스 추가 지분 매입
ICT시너지창출, AI반도체 공동개발이 첫발
아마존·우버 등과 ‘초협력 AI동맹’ 성공
‘탈통신’ 위한 텔레콤의 체질개선도 박차
SK그룹내 승부사로 불리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그가 SK하이닉스 부회장까지 맡으며 SK그룹의 ‘키맨’으로 또 다시 부각되고 있다.
‘승부사’에서 그룹의 미래 전략을 이끄는 ‘해결사’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인수합병(M&A) 전문가이자 정보통신기술(ICT) ‘통’인 박 부회장은 지주사전환, ICT 시너지 창출, 탈통신 등의 굵직한 미래 과제를 진두지휘하는 핵심에 섰다.
박 부회장이 SK텔레콤 사장과 SK하이닉스 부회장을 겸직하면서, 당장 총 임직원 3만4126명, 총 시가총액 100조4300억원에 달하는 두 회사가 그의 양쪽 어깨에 놓이게 됐다.
통신사 수장이 반도체 회사의 최고경영자를 맡게 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시작된 박 부회장과 SK하이닉스의 인연에서도 그의 탁월한 승부사 면모를 엿볼 수 있다.
2011년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를 인수할 당시 박 부회장은 SK텔레콤 사업개발실장·사업개발부문장 등을 맡고 있었다. 당시 실무를 주도하면서, 그룹 내 M&A 전문가로서 두각을 드러냈다.
2018년 SK하이닉스의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 지분 투자도 그의 작품이다. 당시에도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을 때마다 박 부회장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협상을 지휘하면서 ‘구원투수’로 나섰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을 인수할 당시에도 이석희 하이닉스 사장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승부사를 넘어 해결사로서 그의 행보는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그룹 중간 지주사 전환을 진두지휘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물적분할하고 투자회사를 중간 지주회사로 두는 방식이다. 중간지주사에 SK텔레콤 사업회사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등 ICT 관련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는 구조다. 현재 SK㈜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중간지주사 체제 하에 자회사로 바뀌면 그간 그룹 차원의 공격적인 투자 및 M&A를 가로막았던 족쇄가 풀리게 된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지분은 20.07%.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약 10%의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하는 만큼, 지분 매입에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으로서 박 부회장은 보안·커머스·미디어 등 자회사 IPO(기업공개)도 더욱 적극 추진한다.
그룹 ICT 패밀리사의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도 박 부회장 손에 달려 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공동개발이 그 첫 단추다. 최근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인 ‘사피온(SAPEON) X220’ 개발에 성공했다. 박 부회장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를 모두 아우르면서 글로벌 AI 시장에 공략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SK텔레콤의 ‘탈통신’ 전략도 ‘완성형 궤도’에 올려야 한다. 2017년 1월부터 4년째 SK텔레콤을 이끌고 있는 박 부회장은 5년 전만 해도 20%대에 그쳤던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올해 37%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11번가), 우버(티맵모빌리티)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성사시키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발굴했다. ‘텔레콤’을 떼내는 사명 변경까지 추진하고 있는 만큼 SK텔레콤의 체질개선도 더욱 본격화 될 전망이다. 박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