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과기부에 규제샌드박스 신청
-일반 도로·보도·공원 등에서 운행 허용 요청
-이르면 연말 시범서비스, 배달로봇 사용화도 기대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야식이 땡긴 배달이 군. 배달의민족으로 치킨을 주문한다. '삐빅'하고 스테이션에 대기하던 배달로봇에 신호가 간다. 배달로봇은 즉시 치킨집에 도착해 주문한 음식을 받고 목적지로 향한다. 배달이 집까지의 거리는 약 3㎞. 횡단보도가 나오면 멈추고 신호도 지킨다. 사람을 만나면 길도 비켜준다. 무사히 집앞에 도착한 치킨은 아직 따뜻하다. 그렇게 배달로봇은 집앞까지 미션을 완수했다.
배달로봇이 일반 도로와 보행길을 다니며 가게에서 집앞까지 음식을 전달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원거리 배달로봇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에 본격 착수했다. 이르면 올 연말 시범서비스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실내외 배달로봇 실증을 위한 규제샌드박스 특례'를 신청했다. 배달로봇이 일반 도로 및 보도, 공원 등에서도 운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것이 골자다.
현행 도로교통법과 녹지공원법에 따라 로봇은 일반 도로, 보도, 공원에서 운행할 수 없다. 이에 배달로봇의 운행 범위는 사유지인 아파트단지가 최대였다. 최근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인 배달로봇 '딜리라이브'의 서비스 범위도 아파트 1층과 단지 내 상가를 오가는 수준이다.
과기부는 현재 관계부처와 해당 특례에 대해 검토 중이다. 이후 정식으로 심의를 진행해 두 달 내에 심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심의를 통과하면 이르면 올해 연말 길거리를 오가는 배달로봇 시범서비스도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아한형제들은 우선 수원 광교신도시에 위치한 '광교 앨리웨이' 인근과 광교호수공원에서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지정된 스테이션에서 배달로봇이 대기하다 주문이 접수되면 식당으로 이동해 음식을 받아 고객에게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모든 과정은 자율주행으로 이뤄진다. 로봇 내에 보관된 음식은 고객이 설정한 비밀번호가 있어야만 꺼낼 수 있다.
나아가 우아한형제들은 배달로봇 운행범위를 확대해 음식점주들이 인건비를 줄이고 배달비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아한형제 관계자는 "현재의 운행 범위로는 사업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원거리 배달로봇의 등장은 음식점주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로봇 관련 규제도 완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국내 로봇 전문 스타트업 로보티즈가 배달로봇 규제샌드박스 특례를 적용받아 강서구 마곡동 일대에서 음식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