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의 사회적 투자로 그린뉴딜 재원 조달

국민연금 적립금 736조…공공투자 사례 없어

“올해 녹조 작년보다 더 심할 것…대응 만전”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다음달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발표를 앞두고 “그린뉴딜을 위한 주요 재원으로 연기금을 주목할 만하다”고 언급해 향후 정책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연기금의 대표격인 국민연금 적립금을 공공부문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은 종종 있었지만 실행된 적은 없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조 장관은 1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러미 리프킨 미국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이 그린뉴딜의 주요 재원으로 연기금을 꼽고 있는데, 연기금의 사회적 투자 차원에서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제러미 리프킨은 ‘글로벌 그린뉴딜’ ‘수소 혁명’ ‘소유의 종말’ 등의 책을 낸 세계적 석학이다.

조 장관은 “근로자들이 저축한 연기금의 투입(사회적 투자)에 의한 그린뉴딜에는 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 시민사회, 기업 등이 수평적으로 연결돼 공동체를 이루는 ‘피어 어셈블리’(동배의회)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리프킨의 지적도 참고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2019년 말 기준 73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7%가 넘는다. 세계 3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큰 손’이다. 적립금은 계속 불어나 2024년에 1000조원, 2041년에는 1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천문학적인 적립금을 공공부문에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보육시설과 임대주택 등 공공부문에 투자해야한다는 주장은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공약사항이자,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였지만 아직까지 구체화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조 장관은 “다음달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마련하는 일정을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그린뉴딜(단기적 추경안)에 대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그린뉴딜은 출발선에 아직 서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UN, OECD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녹색 회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국난극복은 경제 위기와 함께 더욱 근본적인 기후위기를 동시 극복하는 전략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린뉴딜을 지렛대로 해 경제의 탈탄소화와 함께 사회의 기후 탄력성을 회복하면서, 생태적 순환과 자정력이 복원된 생태사회로의 이동을 이끌어내는 ‘코페르니쿠스적’ 녹색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사회적 합의와 협약 위에 중장기적이면서, 단기적인 전환로드맵에 따라 그린뉴딜이 추진돼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맞춤형 재정, 세제, 법, 추진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은 파리협정에 따라 12월까지 마련할 예정인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 내년 상반기에 예정된 제2차 P4G 정상회의 등과 연계해 보다 근본적인 기후위기 대응의 비전과 대안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장관은 “올해는 폭염으로 녹조가 작년보다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예보나 경보체계 강화, 제거선 투입, 보개방 확대로 유속 확보 등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