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회장 의견 들을 듯
과점주주 “조직안정 중요”
행정소송 등 절차도 검토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이르면 4일께 긴급이사회를 갖는다.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관련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손태승 회장〈사진〉에게 내린 중징계 판단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다. 과점주주중심으로 구성된 우리금융 이사들은 손 회장의 의견을 존중하고, 조직안정을 최우선에 둔 의사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3일 우리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손 회장이) 현재는 감독원장이 제재를 완화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워스트케이스(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검토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7일 정기이사회 전에 (이사들이) 모임을 갖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사회는 일단은 손 회장이 주도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대책을 마련할 여유를 주기로 했다. 지난 30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징계를 결정한 다음날 은행 등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 일정을 미룬 이유다. 자회사 경영 공백보다도 우선은 그룹 최고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먼저라고 판단했다.
손 회장은 임시이사회에서 고민의 방향을 피력하고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들은 뒤 정기이사회에서 정리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 이와 별도로 우리금융은 소송에 나설 경우 밟아야 하는 절차와 여파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최악의 경우’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제재심의 결정이 고스란히 금감원장의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금융이 ‘할 말은 하는’ 과점주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하면, 이사회가 주주이익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유인도 크다.
한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우선순위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사외이사도 “조속한 조직의 안정이 최우선 고려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은행권은 우리금융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국이 CEO의 내부통제 실패가 투자상품의 대규모 손실을 초래했다고 판단하고 중징계를 내린 건 처음있는 일이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은행권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전례가 될 수 있다. DLF 사태를 거친 이후 각 은행들은 소비자보호, 투자상황 모니터링 조직을 신설하며 저마다 대책을 마련했다.
한 은행의 고위임원은 “중징계가 확정된다면 CEO의 경영 형태가 위축되고 업권의 보신주의도 짙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