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감소…5000억대 무너져
수익률 하락, 세제 혜택도 어려워
바이오주 침체·메자닌 시장 왜곡
전문가 “당분간 수익내기 힘들것”
중소·벤처 활성화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이 지속 감소하면서 5000억원대가 무너졌다. 수익률도 저조해 코스닥벤처 펀드의 장점인 소득공제 혜택도 보기 힘든 실정이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12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은 총 49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개월 사이 72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지원 속에 자금이 빠른 속도로 유입됐지만 지난해 6월 말 정점(7820억 원)을 찍고 꾸준히 감소했다.
개별 펀드별로는 코스닥벤처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의 설정액은 연초 이후 1237억원이 줄어 203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설립 이후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도 166억원이 줄었고,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은 139억원 감소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벤처 기업에 자산의 50% 이상을 투입해야 하는 대신 코스닥 신규 상장 공모주식 30% 우선 배정과 투자금액 중 최대 3000만 원까지 10% 소득공제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수익률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세제 혜택 효과도 보기 힘든 실정이 됐다.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는 지속해서 수익률이 부진하다. 1개월 동안 2.9% 하락했고, 지난 1년간 -2.1%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도 모두 1년 동안 13~18% 하락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펀드 구조상 수익률을 내기 힘들고, 코스닥지수가 바이오 섹터 이슈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수익률 전망도 어둡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는 필연적으로 기존 코스닥 종목들을 담을 수밖에 없는데, 비중이 큰 바이오주는 투자심리 악화로 수익률이 악화된 상황이라 당분간 어려운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수익률 뿐 아니라 펀드 출시 이후 메자닌 시장의 왜곡 현상도 발생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전체 자산의 15%를 벤처기업 신주나 전환사채(CB)에 투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벤처펀드가 투자 의무 조건을 채우기 위해 코스닥·벤처기업들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대거 사들였는데, 경쟁 과열로 제로 금리 채권이 발행되는 등 가격 왜곡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