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거래금지에 이은 中통신기업 ‘고사’ 작전 노키아ㆍ에릭슨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 중국 떠나야 화웨이 ‘2차 대전’ 사진 걸어놓고 “미래 대비하라”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이 자국에서 판매하는 5G 제품의 설계와 생산을 중국 이외 나라에서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중국을 5G 산업에서 고사시키겠다는 강력한 조치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이 통신장비 제조업체에게 이동통신탑 설비 등을 중국이 아닌 나라에서 개발ㆍ생산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외부 위협으로부터 미국 정보통신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논의는 이 행정명령에 따라 150일안에 백악관에 제출해야 하는 정부의 실행계획 가운데 하나다.
WSJ은 이 같은 논의가 초기 단계이며 비공식적이라고 밝혔다. 또 행정명령은 규칙과 규정 목록만 요구하기 때문에 실행계획이 실제 채택돼 적용되는데는 최대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화웨이나 ZTE 등 행정명령에 직접적인 적용을 받는 중국 기업은 물론 중국에 생산공장을 둔 노키아나 에릭슨 같은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들까지 추가적인 영향을 받는다. 연간 25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통신 장비ㆍ서비스 시장인 미국을 놓치지 않으려면 중국을 떠나야만 하기 때문이다. 시티그룹의 아미트 하르찬다니ㆍ로버트 람 연구원에 따르면 에릭슨과 노키아의 제조설비 중 중국 비율은 각각 45%, 10%에 달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면서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국에 도발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거듭된 미국의 압박에 장기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화웨이가 지난주 본사 직원 카페에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총알 세례를 받고도 비행을 계속해 마침내 무사귀환한 소련 전투기 사진을 걸어 놓고 “직원들에게 어려운 미래에 대비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진에는 ‘폭발과 상처는 당신을 강하게 만들고 큰 고난은 진정한 영웅을 만든다’고 적혀 있다.
WP에 따르면 화웨이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는 지난 17일 본사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서 “화웨이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경쟁이 있을 줄 알았지만 미국 정부가 이렇게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죽을 때까지 당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또 화웨이가 통신장비는 물론 클라우드 같은 신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에서 전략계획 업무를 담당하는 오션 쑨은 유럽과 중남미, 중동 등을 두루 다니면서 많은 의문이나 우려를 접하고 있다면서도 “화웨이는 고객 전담팀을 두고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WP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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