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를 일컫는 30-50 클럽에 전세계 일곱 번째로 가입했다는 기쁜 소식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쾌거와 대비되게 소득양극화가 심각하게 벌어졌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전가구 소득은 매 분기 증가했지만, 소득 하위 20%의 소득은 2인 가구 이상에서 전년 동분기 대비 2018년 1분기 -8.0%에서 4분기 -17.7%까지 4분기 연속 1분위 소득이 감소했다. 다행히 2019년 1분기에는 소득 1분위 소득감소폭이 -2.5%로 줄어들었으며, 국제기준으로 작성한 1분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말부터 늘어난 기초연금, 아동수당, 노인일자리 등 서비스 일자리 지원 등에 힘입어 1분위의 소득감소폭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소득을 제외하고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근로사업소득 등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고 있으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저소득층의 대부분을 노인과 중고령 세대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과감하고 확장적인 복지지원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늘어난 복지정책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부문이 남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빈곤층을 위한 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소득, 재산이 정부가 정한 기준 이하일 경우 생계유지를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부양책임을 우선적으로 가족에게 부여하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두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가족관계가 해체되지 않으면 고령 혹은 중고령층이 쉽게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20주년 심포지엄에서 생계가 어려워졌는데도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노인부부가 자살할 수밖에 없었다던 한 토론자의 말이 실감나는 상황이다.
다행히 지난달 16일 개최된 정부 재정전략회의 후 향후 중증장애인에게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작년 10월 주거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더불어 빈곤층을 위한 진일보한 한 걸음이 시작됐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OECD 최고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빈곤층이 실제 효과를 보려면 노인까지도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재산기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기초생활보장 지원 여부를 선정할 때 적용되는 재산 면제 기준인 기본재산액 수준을 높이고, 이제는 사치재가 아닌 필수품으로 사용되는 자동차에 적용되는 기준도 함께 완화되기를 바란다. 중고령층 역시 빈곤으로 생활이 어렵다는 점에서 근로소득에 대해서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근로소득에 대한 공제를 확대 적용하고 그 비율도 높여야 한다. 이밖에 실업, 폐업 등이 발생하는 경우 긴급복지지원제도를 통한 보호가 강화돼야 한다. 긴급복지지원제도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는 위기사유, 급여기간 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소득 하락도, 탈빈곤을 좌우하는 요인도 모두 일자리인 만큼 근로 능력은 있으나 곧바로 시장 일자리에 참여하기 어려운 저소득층을 위해 정부에서 제공하는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노인일자리 사업의 대상을 중고령 연령까지 확대하고, 새로운 형태의 정부 지원 일자리가 제공돼야 한다. 아울러 사회적 경제 활성화 일환으로 자활사업 참여자에게 주는 자활급여 인상을 통해 탈빈곤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이들 저숙련 중고령층에 대해서는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직업과 산업구조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해야 한다.
현 정부는 ‘포용복지’를 주요 정책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포용복지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기회균등’, ‘배제극복’ 이라는 점에서 양극화 극복을 위해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 좀 더 강화되기를 바란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포용복지연구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