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 이민 문제 삼으며 멕시코에 관세 무역과 상관 없어도 무차별적 관세 카드 동맹국의 탈(脫) 미국화 촉진 우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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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는 아름다운 말’이라며 중국에 이어 멕시코까지 전선을 확대하자 자국 기업의 경제적 피해는 물론 미국 정부가 장기적으로 구축해온 대외 동맹체제 균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슈로 관세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동맹체제의 균열과 소프트파워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일부터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멕시코가 불법 이민 방지조치를 적절히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할만한 조치가 이어지지 않으면 계속 관세를 올리겠다고 위협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멕시코 거래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특히 멕시코를 생산 거점으로 삼아온 자동차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블룸버그의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 지수는 2016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WSJ은 대(對) 중국 관세를 피해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이전할 계획이던 미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전날 발표한 리서치노트를 통해 무역 분쟁이 세계 거시적 전망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간과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확대하면 3개 분기 안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 ActㆍIEEPA)이나 ‘적성국교역법’(Trading With the Enemy Act) 등을 통해 무역과 상관이 없어도 대통령이 국가 안보나 이익을 위해 관세를 통한 제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WSJ은 리처드 닉슨,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외교 문제 해결을 위해 관세를 활용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것이다. 미국인 목사 투옥을 이유로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두 배나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멕시코 관세의 근거가 된 IEEPA는 그간 북한이나 이란의 핵 위협 등에 사용된 것으로, 불법 이민 때문에 실행된 건 처음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들이 장기적으로 미국과 동맹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닌 로버트 졸릭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무너뜨리면서 우호국들은 미국에 의존하는 대신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며 “변화는 하룻밤 새 일어나진 않지만 이런 부정적인 움직임은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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