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백의의 천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1820~1910)이 생전에 직접 쓴 수천통의 편지와 글이 처음으로 인터넷에 무료 공개된다. 업무와 관련된 내용부터 고민이나 지병에 관련된 개인적 이야기까지 담겨 있어 주목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런던의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박물관’과 보스턴대 ‘하워드 고틀립 센터’ 등 나이팅게일의 친필 편지 원본을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들은 이를 함께 온라인에 공개하는 데 합의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박물관의 나타샤 맥엔로 큐레이터는 이같이 밝히고 “혹자는 1만9000통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는 나이팅게일의 편지들을 소장 중인 다른 기관들도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전 가족, 친구들과 주고받은 나이팅게일의 편지 속에는 간호 업무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사생활과 관련된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나있다.

1850년에 쓴 한 편지에는 그가 빅토리아 시대에 맞는 순종적 아내가 될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 때문에 “내 삶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고 불만을 토로한 글귀가 있다. 영국 상류층 집안에서 태어난 나이팅게일은 간호사가 되기 전 몇 차례의 청혼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한 바 있다.

1861년 메리 존스라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는 나이팅게일의 친구인 시드니 허버트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는 대목도 등장한다.

허버트는 영국 육군성 책임자로, 그를 1854년 크림전쟁이 벌어진 보스포루스 해협 인근 스쿠타리의 영국군 야전병원에 보내준 후원자였다.

나이팅게일은 그에 대해 “그의 죽음은 너무 갑작스러웠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마지막 순간에 그가 분명히 표현한 말은 나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허버트는 다른 여성과 결혼해 슬하에 7명의 자녀를 뒀지만, 나이팅게일은 “나보다 그를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나만큼 그를 사랑하고 도와준 사람도 없다”고 아끼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우리의 관계는 내가 들어본 것 중 가장 깊은 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77세가 된 1897년에는 자신의 건강에 대해 한탄하는 내용의 편지도 썼다. 앨리샤 블랙우드라는 여성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이제 77세가 됐지만 병 때문에 방안에 죄수처럼 틀어박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