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북한 경제의 현주소
2017년 무역규모 55억5000만弗 한국 1조521억弗과 비교불가 발전전력량도 24배 차이…
지난 2018년은 분단 73년만에 남북이 화해의 새 역사를 쓴 해로 기록됐다.
남북 정상이 1년새 3차례나 만나며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물꼬를 텄다. 또 ‘워싱턴 불바다’ ‘평양이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서로를 겨눴던 미국과 북한 양국 정상이 비핵화를 논의하는 테이블에 마주 앉으며 이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던 장면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처럼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여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가장 먼저 초점이 맞춰진 것이 경제협력 분야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발표에 따르면 남북경제가 통합될 경우 5년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이 0.81%포인트 추가 상승하고, 같은 기간 12만8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구상인 ‘한반도 신(新)경제지도’를 근간으로 한 남북경협의 실체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남북경제 협력의 속도와 협력 기반구축 비용에 대한 계산을 위해 북한경제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따져봐야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통계청의 ‘2018년 북한의 주요통계지표’는 현재 북한의 경제력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2017년 기준 북한의 인구는 2501만4000명으로 남한의 5144만6000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남북한 합계로는 7646만명으로 이는 지구촌을 통틀어 20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지난 정권에서 ‘통일 대박론’이 거론되면서 남북 경협이 자체 내수로 시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수준인 1억명의 시장규모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북한의 소득수준이 뒷받침 됐을 때 가능한 이론이라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국민소득 등 지출측면을 강조한 국민총소득(GNI) 수준을 통해 해석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2017년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은 36조6310억원으로 남한 1730조4614억원의 1/47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146만원으로 남한 3364만원의 1/23에 그쳤다.
북한의 국내총생산(GDPㆍ명목)은 2017년 36조3818억원으로 남한의 1569조416억원의 1/43에 불과했다. 1990년 기준 북한의 GDP는 16조3540억원, 남한은 178조4009억원이었는데, 이는 각각 122%, 779%의 성장률을 보이며 경제력 격차를 확연히 드러냈다.
북한 GDP의 산업별 비중을 보면 서비스업이 31.7%로 가장 높았고, 농림어업이 22.8%, 제조업 20.1%, 광업 11.7%, 건설업 8.6% 등의 순이었다. 남한과 비교하면 농림어업, 광업의 비중이 10배 가까이 높아 산업 현대화까지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핵 개발 이후 국제사회의 외교.통상 제재를 받아온 북한의 2017년 무역총액은 55억5000만 달러로 남한 1조521억7300만달러의 1/190에 그쳤다. 수출액은 18억달러로 남한 5737억 달러의 1/324, 수입액은 38억 달러로 남한 4785억 달러의 1/127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주요 무역국가는 수출(93.16%), 수입(95.50%) 모두 중국에 절대적인 의존 상태로 나타났다.
경제.산업 성장의 기반이 되는 에너지.전력 부분의 격차도 컸다.
2017년 북한의 발전설비용량은 7721MW로 남한 11만7158MW과 15.1배의 차이를 보였다. 같은 기간 발전 전력량은 235억kWh로 남한 5535억kWh 대비 1/24 수준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발전설비나 전력생산량이 애초부터 남한에 비해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1965년 기준 북한의 발전설비용량은 2385MW로 남한의 769MW 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발전전력량은 북한 132억kWh, 남한 33kWh로 4배의 격차를 보였던 시절도 있었다. 북한의 전력 부족은 대북제재 이후 심화됐다가 최근들어 조금씩 사정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발전량을 3.87억kWh만 증가시켜도 북한 경제성장률을 1% 포인트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남북경협 시나리오에 전력 지원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같은 이유가 크다.
남북 경제협력의 혈맥이 될 철도의 경우 총연장은 북한이 5287㎞로 남한의 4078㎞에 비해 비해 길었다. 하지만, 최근 동해선 북한 철도 실태를 점검한 정부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노후화 등 궤도상황이 좋지 않아 급속운행은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