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를로스 곤 르노ㆍ닛산자동차 회장 日 검찰 체포 1주일째… - 프랑스ㆍ일본 자동차산업 자존심 싸움에 르노삼성 유탄 우려 - 부산공장 생산량 절반 차지하는 닛산 로그 계약 내년 만료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르노ㆍ닛산자동차 연합군의 수장 카를로스 곤 회장이 일본 검찰에 체포된 이후 두 회사의 얼라이언스(동맹) 균열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닛산 소형 SUV ‘로그’의 북미 수출용 물량을 위탁 생산중인 르노삼성자동차가 두 회사 간 주도권 다툼 속에 후속 차종 배정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주요 외신 내용을 종합하면 곤 회장의 체포는 닛산 내부에서 수개월 전부터 준비됐으며 르노가 닛산을 합병하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태다.

단순한 스타 경영자의 부정(不正)과 몰락이 아닌 ‘르노로부터 주도권을 뺏어오려는 닛산의 반격’으로 해석하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르노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까지 이번 경영 주도권 다툼에 관여하게된 만큼 곤 회장의 체포는 두 나라 자동차산업 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져가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사태가 국내 자동차업계를 긴장시키는 건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르노ㆍ닛산 얼라이언스 위탁 생산 물량 배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르노삼성은 올해 1~10월 동안 총 18만2624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11만9367대를 수출했는데 이 중 9만934대가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였다. 같은 기간 르노삼성의 내수 전체 판매량(7만1157대)를 뛰어넘는 막대한 비중이다.

2011~2012년 국내 생산 모델들의 내수 판매 부진으로 적자를 내던 르노삼성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지난 2014년 이 로그 생산 물량을 위탁받으면서다. 르노삼성은 당시 일본의 닛산 규슈 공장과 물량 배정을 놓고 경합을 벌인 바 있다.

내년 9월이면 르노삼성의 이 위탁생산 계약은 만료된다. 르노삼성은 부가가치가 높은 신규 차종을 배정받기 위해 부산공장 생산성 증대에 심혈을 기울여온 이유다. 하지만 모그룹 얼라이언스의 갈등으로 신규 차종 배정에도 안개가 끼게 됐다.

르노삼성은 국내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임금협상 타결을 못한 가운데 강성노조 출범이라는 악재까지 맞았다. 여기에 계속된 엔저(低)로 부산공장은 닛산의 일본 공장에 비해 매력도가 떨어진 상태다.

여기에 르노(프랑스)와 닛산(일본)은 자국 공장 물량을 확보해 일자리를 늘리려 하고 있다.

일단 르노삼성 측은 곤 회장 체포와 부산공장의 로그 후속 차종 물량 배정에 큰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금까지 곤 회장 단독으로 르노ㆍ닛산 얼라이언스의 의사 결정을 해온 것이 아닌 만큼 이번 체포가 로그 다음 차종 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현재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곤 회장 체포 사태가 르노삼성을 넘어 국내 자동차산업에 또 한 번의 위기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이번 사태는 르노와 닛산, 프랑스와 일본의 자존심 싸움으로 흐르는 모양새”라며 “양측이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 만큼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유탄을 맞을 우려가 상당하다”고 내다봤다.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