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팀 ‘김동연 패싱’으로 불협화음 노출 소득주도 성장, 시장기능 외면 등 우려감 전문가·내각 내에서도 우려·탄식 쏟아져

‘기획재정부장관은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수립, 경제ㆍ재정정책의 수립ㆍ총괄ㆍ조정, 예산ㆍ기금의 편성ㆍ집행ㆍ성과관리, 화폐ㆍ외환ㆍ국고ㆍ정부회계·내국세제ㆍ관세ㆍ국제금융, 공공기관 관리, 경제협력ㆍ국유재산ㆍ민간투자 및 국가채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근 운신의 폭은 정부조직법 27조에서 규정한 경제사령탑의 역할과 거리가 있어보인다.

김동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왼쪽)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3자 회동.
[헤럴드DB]
김동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장하성(왼쪽)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3자 회동. [헤럴드DB]

지난해 청와대와 여당 일각에서 들고나온 부동산 보유세 등 부자증세 논의 과정에서 ‘김동연 패싱’이 처음 연출된 이후 취임 1년을 맞은 최근 청와대와 경제팀 내에서 김 부총리는 말 그대로 ‘고립무원’ 상태다. 김 부총리 개인의 거취를 넘어 ‘원 팀(One team)’으로 손발을 맞춰야 할 경제팀의 불협화음으로 ‘J노믹스’의 심대한 차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동연 패싱’ 2탄은 지난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와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앞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제기한 김 부총리의 작심발언은 청와대 비서실과 직속기구 등에서 잇달아 들고나온 반론과 이날 문 대통령의 교통정리로 날개가 꺾여버렸다. 현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 성장’의 키는 경제팀 수장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청와대는 논란이 불거지자 “경제 컨트롤타워는 부총리”라며 급한 불을 끄듯 나섰지만, 경제주체들과 시장에는 대통령의 특별주문으로 까지 퍼져나갔다.

소득주도 성장을 하되 시장의 기능과 중요성을 외면해선 곤란하다는 김 부총리의 비판적 소신은 현 정부 경제팀에서 유일한 정통관료 출신으로 정부의 경제운용과 정책이 시장ㆍ민간에 미치는 영향을 체득한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치권과 학계, 시민단체 출신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현 경제팀의 시각에 비해 현실적인 고민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말이다.

문 대통령이 저소득층 실질임금 감소를 질책했던 지난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에는 김 부총리를 비롯해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측 인사와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현실경제를 체득한 경제관료는 김 부총리가 유일할 정도였다.

정책 결정과정의 시스템과 시장 여파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김 부총리의 목소리가 경제팀 내에서 외면받는 상황에 경제 전문가들은 물론, 내각 내에서도 우려과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한 경제부처 당국자는 “소득주도 성장이나 혁신성장의 큰 틀은 만드는 것은 청와대지만, 시장에 적용하는 정책을 만드는 것은 경제부처가 할 일”이라며 “현장 조직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 같아 기운이 빠진다”고 털어놓았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