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반발 “보복 관세 나서겠다” 伊정국 겹쳐 유럽위기론 확산

미국이 유럽산 철강ㆍ알루미늄 관세 면제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최근 몇 주간 이어진 막판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결과로, 양측간 무역 갈등의 재점화가 예상된다. 이탈리아정국 혼돈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과 겹치면서 유럽의 위기론도 확산되고 있다. ▶관련기사 8면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산 철강ㆍ알루미늄 수입품에 고율 관세 부과 계획을 강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르면 31일 이같은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각료이사회에 참석해 EU에 대한 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관세가 있으면 협상을 못하겠다고 주장하는 건 EU 뿐”이라면서 “EU는 미국에 부적절한 관세를 많이 부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은 미국의 계획이 양측의 추가적인 협의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그런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미국은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으며 EU에 대해서는 6월 1일까지 적용을 유예한 바 있다.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개정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철강ㆍ알루미늄 고율 관세를 면제했다. 한국은 지난달 미국의 수입 쿼터 제안을 수용하면서 관세 면제 지위를 완전히 확정했다.

EU는 미국 측에 철강ㆍ알루미늄 제품 관세 영구 면제를 요구했지만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수입 철강ㆍ알루미늄에 이어 지난 23일에는 수입 자동차에도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EU와의 무역갈등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EU에 대한 관세 면제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이 전해지자 EU측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프랑스와 유럽은 (미국과의)무역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공격을 받는다면 우리 이익을 지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EU는 미국이 해당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오렌지, 청바지, 오토바이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해 28억 유로(약 3조5000억원) 상당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탈리아 정국 혼란과 이탈렉시트(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우려에 따라 유럽 경제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부과 강행으로 EU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EU 28개국의 철강생산량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전세계 생산량의 10%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EU 간 교역량은 연간 1조 달러를 상회하고 있어 미국의 고율 관세로 유럽 경제는 타격이 예상된다.

황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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