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통 국가기구 승격으로 남북 ‘격’ 문제 해소 -김영철과 통일전선부 회담 막후 역할도 관심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이 7일 이틀 앞으로 다가온 고위급 당국회담에 나설 대표단 명단 교환을 마무리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대화에 나설 남북의 진용이 꾸려졌다.
북한은 이날 오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회담 대표단 명단을 통보했다.
북한 대표단에는 리 위원장을 비롯해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앞서 전날 조명균 통일부장관을 수석대표로 하고 천해성 통일부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다.
북한이 통보해온 대표단은 대체로 남측이 먼저 제시한 대표단 ‘격’에 맞췄다는 평가다.
조 장관에 리 위원장, 천 차관에 전 부위원장, 노 차관에 원 부상 등을 각각 카운터파트로 내세웠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오랜만에 재개되는 남북대화 추진 과정에서 남측의 통일부와 북측의 조평통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대화를 시사하자 조 장관이 이튿날인 2일 곧바로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제안했고, 리 위원장은 다시 하루 뒤인 3일 남북회담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재개하겠다며 호응에 나섰다.
북한은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수용하겠다는 뜻도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리선권’ 명의로 ‘대한민국 통일부장관 조명균’ 앞으로 보낸 전통문을 통해 밝혔다.
2년여만에 남북대화가 성사되는 과정에서 통일부와 조평통이 주역 역할을 맡은 셈이다.
이에 따라 통일부 안팎에선 향후 남북대화 국면이 이어질 경우 과거 통일부와 북한 통일전선부(통전부) 사이의 이른바 ‘통통라인’처럼 통일부와 조평통이 ‘신 통통라인’을 구축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노동당 통전부의 외곽단체였던 조평통 서기국을 폐지하고 조평통을 국가기구로 승격시켰다.
조평통 서기국은 1961년 출범한 이후 대남정책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남측 내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당 외곽단체에 불과한 조평통 서기국이 통일부의 카운터파트가 될 수 없다는 비판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되곤 했다.
남북이 2013년 6월 개성공단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열기로 하고도 조평통 서기국의 위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끝에 불발된 게 대표적인 예다.
당시 정부는 통일부장관을 수석대표로 내보내면서 통전부장을 요구했으나 북한이 조평통 서기국장을 내세우자 통일부차관으로 대체했고 북한이 격이 안맞는다고 주장해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 박근혜 정부 시절 남북은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북한 국방위원회가 중심이 돼 접촉을 이어가 통통라인은 사실상 뒤로 밀렸다.
이와 함께 북한이 남북대화에 조평통을 내세우면서 향후 통전부의 역할도 관심을 모은다.
통전부는 이번에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당 우선체제인 만큼 막후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 위원장이 발표한 김 위원장의 남북 당국간 회담에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를 가지고 실무대책을 시급히 세우라는 지시에서도 통전부는 조평통과 국가체육지도위원회에 앞서 언급됐다.
대북소식통은 “리 위원장은 사실상 통전부장을 맡고 있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오른팔”이라며 “조평통이 국가기구로 승격된 이후 표면적으로는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통전부가 뒤에서 사실상 회담을 지휘한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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