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학생부 남을 ‘주홍글씨’ 지우자” 학교ㆍ교사 소송 비용 ‘부담’
[헤럴드경제]서울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학생(14)은 초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을 일으켜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 피해 학생과 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등을 금지하는 조치를 받았다. 또 학내외 전문가로부터 16시간의 특별교육 이수 및 심리치료 등을 받도록 권고됐다. A학생의 부모 역시 특별교육 이수 5시간의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A학생의 부모는 A학생이 중학교에 진학한 후 상급학교 진학 및 학교생활에 불이익이 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 2심에 이어 대법원 최종심까지 모두 패소했다.
A학생처럼 최근 3년간 학교폭력 가해자의 징계 불복 행정소송이 169건이 발생하는 등 불복 소송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 부모들은 아이들의 학생부에 남게 될 ‘주홍글씨’를 지우기 위해서라지만, 소송을 당하는 학교나 교사는 소송 비용이 부담이 돼 학교 폭력 처벌에 소극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도 성남시 분당을)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학교 행정 소송 현황’에 따르면, 학교폭력 가해자 징계 불복 행정소송이 2014년 35건, 2015년 57건, 2016년 77건 등 최근 3년간 169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54건이 발생하는 등 매년 소송 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까지 상고한 사건도 8건이나 됐다.
이처럼 학교폭력 가해자의 불복 소송이 증가한 것은 서면 사과 이상의 처분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으로 남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상급학교의 진학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모들이 학교폭력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급증하고 있다는 게 김의원실의 분석이다.
김 의원은 “학부모들이 가벼운 처분에도 아이들의 학생부에 남게 될 주홍글씨를 지우려고 무리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학교와 교사들은 소송에 대한 막대한 부담으로 소위 ‘빽’ 있는 학부모를 둔 아이들에 대해서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학교폭력 처벌과 관련한 행정소송을 일선 학교나 교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문제”라며 “교육청이나 교육부가 전문 변호 인력을 제공하거나 소송을 대리해 학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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