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보다 대접 못받는 쌀 값 살려 농민 자존심 회복 한가위 과일·채소값 안정위해 물량 최대 2배 확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인터뷰 “농민들은 걱정없이 농사짓고,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농산물을 소비하는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지난 7월 4일부터 대한민국 농정을 이끌고 있는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농민과 소비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농업ㆍ농촌 만들기’를 몇차례씩이나 반복하며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를 새로운 정책 슬로건으로 삼았다. 사실 여기에 대한민국 농정의 모든 것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김 장관은 취임하자 말자 살충제 계란 파동을 진두진휘하며 남다른 고초를 겪었다. 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돼야 국산 농축산물 구매가 활성화되고, 농가소득향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득한 셈이다. 이때문일까. 김 장관은 쌀값 회복을 위한 농정구조 개편과 동물복지형으로의 축산정책 패러다임 전환, 미래농업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 등을 핵심 농정 방향으로 잡고 현장 중심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생명산업’ 쌀, 제대로 대접받아야=“언제부턴가 쌀밥보다는 국수를 더 많이 찾는 추세입니다. 쌀이 밀가루 식품에 비해 대체로 대접을 못 받고 있다는 것은 100% 공감하실거예요. 때문에 쌀 농사짓는 농민들은 자존심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직불금보다 사회에서 제대로 대접받는 것을 더 원하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농정 수장으로서 가장 주력해야 할 사항으로 농업 분야 최대 현안인 쌀값 회복을 꼽는다. 지난해 쌀값은 80㎏ 기준 12만 원대로 폭락하며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공급과잉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김 장관은 예년보다 열흘가량 앞당겨 전날(28일) 수확기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3년 수확기 대책 발표일은 ▷2014년 10월14일 ▷2015년 10월26일 ▷2016년 10월6일 등으로 10월에 이뤄졌다.
올해는 공공비축미 35만t, 시장격리 물량 37만t 등 총 72만t을 매입한다게 요지다. 수확기 격리물량으로는 최대치다. 올해 생산량 감소 전망에도 정부 매입량을 늘린 것은 쌀 수급안정을 위한 새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내년에는 벼를 다른 작물로 전환하면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쌀 생산조정제를 논 5만㏊에 실시할 방침입니다. 내년에 시행 후 검토를 거쳐 2019년에도 5만㏊ 추가할 계획입니다.”
▶평창올림픽 대비 구제역·AI 특별방역 총력=“정부는 매년 특별방역 대책 기간을 설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2018년 평창올림픽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둔 만큼 방역 수준을 몇 배 더 강하게 할 겁니다.”
농식품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2월까지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을 막기 위해 총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구제역과 AI 발생 가능성이 큰 다음 달부터 내년 5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가축 질병 발생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방역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최근 경북 영천에서 야생조류 분변에 AI병원균이 검출된 데다 곧 ‘철새 본진’이 한반도로 상륙할 전망이어서 AI 위기경보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의 방역조치를 취했다. 특히 AI에 취약한 오리 농가 중 위험지역에 있는 농가에 대해서는 내달부터 내년 2월까지 휴업보상을 병행한 사육제한 조치를 단행키로 했다.
“오리의 경우 고병원성 AI에 걸리면 잠복기가 길어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고 바이러스를 다량 배출해 ‘AI 불쏘시개’라고 할 정도지요. 무엇보다 국내 오리 농가 대부분은 사육시설이 열악해 방역에 취약하구요.”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의 경우 소규모 농가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를 수매·도태하는 한편 강원지역 내 산닭 유통 시 출하 전 정밀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전국적으로는 3년 이내 2회 이상 AI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27개 시·군과 밀집사육지가 있는 15개 시·군, 강원도 인접 시·군 등에 거점 소독조가 설치된다.
▶내년 설전에 청탁금지법 가액 ‘5·10·5’로 추진=“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을 금지하려는 법이 농업인들에게 어려움을 가져다줬습니다.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했지만 이번 추석명절 전에 법개정을 성사시키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김 장관은 지난 27일 농업인단체 34곳에 ‘청탁금지법 시행 1년, 농업인에게 드리는 편지’를 보내면서 “내년 설 전에는 가액 조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개정 의지를 피력했다. 김 장관은 특히 “장관 후보자 시절부터 추석 전까지 청탁금지법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이를 위해 청탁금지법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도 만나 소통하는 등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노력해왔지만 시행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제도개선에 관한 국민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청탁금지법 시행 후 농식품 분야 영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 설 기간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신선식품 선물세트 판매액이 작년 설보다 25.8% 감소했다. 화원협회 1200개소의 거래금액은 전년 대비 33.7% 하락했고, 한우 식육판매점의 월평균 매출액도 10.5%나 하락했다.
김 장관의 법개정 의지는 단호하고 명쾌하다. “식사는 5만원, 선물은 10만원으로 조정하되, 연간 선물의 횟수와 총액에 제한을 둔다면 현재보다 더 강화된 기준을 통해 청탁금지법의 취지도 이룰 수 있습니다. 또 국민 여러분께 현실적으로 부담되는 경조사비는 10만원에서 5만원(화환 별도)으로 낮추는 등 합리적 방안을 협의해 나갈겁니다.”
▶“한미FTA 개정 협상, 농업부문 당당하게 나설 것”=김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분명히 한 소신파 국회의원으로 통한다. 그런 입장엔 여전히 변함이 없다. “한미 F TA 체결이 우리나라 전체에 이익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농업 분야는 많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농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2016년 기준으로는 수입은 68억 달러인데 반해 수출은 7억 달러, 10배에 달하고 있죠.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을 하라는 요구는 무리한 요구입니다. 한미 FTA관련해서 당당히 할 말은 하겠습니다.”
김 장관은 취임이후 줄곧 한미 FTA 개정 협상과 관련, 쌀을 포함한 농업 분야는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있다. 오히려 우리가 미국에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찾아 역제안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쌀은 절대 재협상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이로인해 정부는 2014년 7월 ‘앞으로 모든 FTA에서 쌀은 양허 제외 품목으로, 지속적으로 보호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미국산 과일 등으로 국내 농가 피해가 심각한데 미국이 농업 부분 추가 개방 요구 등 압박을 가하는 건 논리에 맞지 않습니다. 미국이 개정 협상 요구를 한다면 강하게 대처할 생각하겠습니다.”
▶풍성한 추석, 성수품 공급 안정화 최우선= “폭우·폭염 탓에 크게 오른 물가를 잡기위해 싼 가격에 추석 성수품 공급을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다음달 중순까지 사과ㆍ배 등 과일류는 평시 대비 2배, 배추ㆍ무 등 채소류은 1.6배, 축ㆍ수산물은 1.2배나 더 시장에 풀릴겁니다.”
김 장관은 배추·계란·오징어 등 수급·가격 불안 품목에 대해선 소비지 직공급 등으로 가격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폭우로 가격이 크게 오른 배추는 도매시장에 공급하는 수급조절물량을 하루당 300t에서 400t으로 늘리고, 추석에 대비해 추가 수매물량 3000t도 다음 달 3일까지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 50% 싼 가격에 내놓겠다는 것이다. 최근 가격이 하락한 계란은 정부 수매 (1000만개), 농협비축(1000만개), 민간보유(3000만개) 등으로 수급·가격이 불안해질 때 즉시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됐다.
“추석은 가족과 친지 등이 고향에 돌아와 정을 나누는 큰 명절입니다. 무엇보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나누는 풍요로운 계절에 우리 농축산물로 풍성한 추석명절을 국민 모두가 만끽하며 편안한 연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와 농식품부는 추석 성수품 수급에 한치의 오차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정리=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김영록 장관이 걸어온 길
▷1955년 전남 완도 ▷광주제일고 ▷건국대 행정학과 ▷미 시러큐스대 행정학 석사 ▷행정고시 21회 ▷전남 강진ㆍ완도 군수 ▷전남도 경제통상국장 ▷전남 목포 부시장 ▷전남도 자치행정국장 ▷행정자치부 총무과장 ▷행정자치부 홍보관리관 ▷전남도 행정부지사 ▷18ㆍ19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현재)
osky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