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유럽으로 오는 난민들을 지원하던 신부가 이탈리아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지난 2015년 유력한 노벨평화상 후보로 떠올랐던 아프리카 태생의 무시에 제라이(Mussie Zerai) 신부다.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태생의 가톨릭 신부인 제라이 신부는 현지시각으로 9일 시칠리아 섬의 트라파니 검찰청으로부터 자신에 대한수사를 통보하는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오는 아프리카 난민들의 구조와 지원활동을 펼치며 난민인권단체인 ‘하베시아’(Habeshia)를 운영했다. 그는 또 지중해에서 조난당한 아프리카 난민들이 걸어오는 위성전화를 받아 이를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나 난민구조 비정부기구(NGO) 단체들의 선박에 전해주는 역할을 맡아왔다.
트라파니 검찰은 제라이 신부가 NGO 선박들에게 난민선에 관한 정보를 불법적으로 발송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측은 지난 주 독일의 비영리단체인 유겐트 레테트가 지중해 난민 구조 과정에서 리비아의 난민 밀입국조직과 불법 접촉을 한 혐의를 포차갛고, 이 단체가 운영하는 선박 이우벤타호를 몰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제라이 신부의 혐의는 유겐트 레테트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라이 신부는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내고 “양심을 걸고 숨길 게 아무 것도 없다”며 “불법 난민에 맞서 싸우는 인도적 단체를 공격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라이 신부는 이어 “난민들로부터 구조 신호를 받을 때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나 몰타 당국에 신고를 했고 유엔난민기구(UNHCR)나 국경없는의사회(MSF) 등 NGO에 연락을 했지만 트라파니 검찰이 수사 중인 유겐트 레테트와 직접 접촉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에티오피아와 우간다의 난민 캠프에는 생존에 필요한 음식과 물도 없이 희망을 없는 채로 발이 묶여 있는 난민들이 수도 없이 존재한다”며 “기아와 독재, 전쟁이 계속되는 한 난민들이 계속 나오는데 단순히 이들에게 ‘오지 말라’고 말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