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들, 토론회 논란 이후 원론적 대응으로 일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를 제외하곤 차기 정권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동성결혼합법화 논의가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대선후보 5인이 밝힌 동성애 관련 입장과 대선공약을 보면 동반자등록법ㆍ동성혼합법화ㆍ차별금지법 등 동성애 관련 추가입법에 동의하는 후보는 심 후보뿐이다.
심 후보는 대선공약을 통해 ‘동반자등록법’을 제정해 동성애자 커플의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동반자등록법은 동성애자 커플을 파트너십이나 시민결합 형태로 인정해 ‘법적 부부에 준하는 권리’를 보장하는 법이다.
배우자 자격으로 수술동의서에 서명할 권한, 사회보험제도와 조세혜택 대상에 포함될 권한 등에서 배제되는 동성애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심 후보는 지난 27일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동반자등록법보다 급진적인 ‘동성혼합법화’까지도 찬성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동성혼합법화가 이뤄지면 동성 간 결혼이 불가능한 현행 민법체계를 바꿔 동성커플도 법적 ‘부부’ 형태로 인정하게 된다. 동성애자를 위한 유사 결혼제도를 따로 만드는 게 아니라 동성애자와 이성애자에 적용되는 결혼제도를 통일한다는 구상이다.
심 후보가 찬성 입장을 밝힌 동성혼합법화는 해외에서도 쉽게 추진하기 힘든 정책이다. 1999년부터 동반자등록법을 시행한 프랑스도 2013년 동성혼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는 대규모 반대시위가 일어나는 등 사회적 진통을 겪었다. 한국은 동반자등록법에 대한 합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심 후보는 동성애에 대한 혐오 발언을 법으로 금지하는 차별금지법도 대선 후보 5인 중 유일하게 공약에 넣었다.
<표. 동성애 관련 추가입법에 대한 대선후보 5인의 입장>
반면 다른 후보들의 성소수자 관련 공약은 전무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공통적으로 동성애 관련 추가입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해왔다. 지난 25일 4차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동성애가 화두가 된 후에 한 발언도 기존입장과 다르지 않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동성애라는 개인의 성적 지향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추가입법이 필요한 차별금지법ㆍ동반자등록법ㆍ동성결혼합법화는 반대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동성애라는 성적 지향 자체도 존중하지 않는다.
문 후보는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성애나 동성혼을 위한 추가입법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동성혼인과 군대 내 동성애 허용은 반대”라며 “성소수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2012년 대선 당시 차별금지법을 공약에 넣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유 후보는 27일 대구 영남대 학생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동성애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성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은 없다”고 말했다. 동성애와 동성혼을 위한 추가입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2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소수자에 대해서 우리 법 제도 안에서까지 허용하는 것은 반대”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 후보는 동성애 관련 추가입법에 대한 뚜렷한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 그는 지난 26일 제주시 민속오일장 유세 이후에도 “개인의 성적 지향은 찬성 반대ㆍ허용 불허의 사안은 아니다”라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홍 후보는 동성애라는 성 정체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 27일에도 “(동성애는) 하늘의 뜻에 반한다”며 입장을 재확인했다.
th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