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정부를 이끌게 되면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이 통상분야다.
트럼프는 미국정부가 지금껏 지나치게 자유무역주의를 앞세워 자국의 중산층이 감소했고 소득의 양극화도 더 심각해졌다는 민심을 간파했고, 이를 이용해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런 점에서 그의 보호무역주의 천명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에 그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트럼프는 우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철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멕시코ㆍ중국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부과 등 극단적 보호무역 조치를 놓고 저울질을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런 조치는 의회 협조없이 독단적으로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내 여론이 받쳐준다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우선적으로 밀어부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줄기차게 보호무역주의를 공언했다.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대미 무역 흑자국이라고 비판하고, 두 나라가 미국의 동북아 안보 정책의 ‘무임 승차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 보호무역 수단으로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 이외에도 지적재산권 보호 관련 법 집행, 국가안보를 근거로 한 수입 규제 등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덤핑은 외국의 특정제품이 정상가격 이하로 미국에 수출되는 경우 해당국가의 특정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상계관세는 특정 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통해 수출 품목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경우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종합무역법에 따라 보복조치를 행할 수 있도록 한 특별법인 ‘슈퍼 301조’를 부활시켜 다른 나라의 무역장벽에 대한 강력한 보복조치를 취하거나 122조의 국제수지 위기 조치를 활용해 모든 수입품에 150일동안 15%의 관세를 부과 등의 배타적인 정책을 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미국의 통상정책 방향 자체가 공격적으로 전환될 것이 확실시 되는 만큼 국내 주력산업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으로 양허정지가 이뤄질 경우 내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총 수출손실 269억달러(한화 약 30조6848억원), 일자리 24만개가 손실될 것으로 추정했다. 결국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트럼프는 중국의 파괴적인 환율 조작과 지적 재산권 절도행위, 불법상품 덤핑을 중단시키겠다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협상을 과감하게 중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우리도 타깃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과 환율조작국 전 단계인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상태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 FTA 철회나 재협상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가 아니더라도 반덤핑이나 상계관계와 같은 무역제한 조치는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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