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일본 현지 Z세대가 일상대화에서 한국어와 일본어를 합쳐 만든 ‘한본어’를 쓰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K팝과 한국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의 언어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일본에서 유행하는 새 유행어의 기원은 뜻밖에도 한국어’ 제하의 기사에서 이 같은 현상을 조명했다.
NYT는 약 100년 전 일제 강점기 당시 한국어가 억압받던 역사와 비교하며, 오늘날 일본 내 한국어 사용 증가 현상은 한국 문화의 세계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K팝과 K드라마, K뷰티 등 한국 문화의 성공과 영향력 덕분에 한국어가 일본 젊은 층의 문화로 깊숙이 스며들었다는 분석이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 일본어학부의 사사 히로코 교수는 “방탄소년단(BTS)의 앨범 ‘Love Yourself: Tear’가 발매되고 블랙핑크가 도쿄와 오사카에서 공연을 펼친 2018년부터 이러한 현상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BTS와 블랙핑크 등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 젊은이들도 한국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즐기게 됐다는 것이다.
도쿄에 거주하는 대학생이자 K팝 팬인 타카마츠 모에카는 NYT에 일상 대화에서 ‘진짜’나 ‘미안해’ 같은 한국어 단어를 자주 섞어 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아는 전 전혀 없지만, SNS에서 유행이라 나도 모르게 ‘괜찮아’라는 말을 자주 쓰게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어와 일본어의 음운 체계가 유사하고 지리적으로 인접해 언어적 장벽이 낮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꼽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한국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많아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또 ‘형’이나 ‘언니’ 같은 호칭은 일본어에 정확히 대응하는 표현이 없어 한국어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간사이대 한국어학과 최은경 교수는 “한국어는 한국계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됐다”며 한국어 사용이 “K팝이나 K문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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