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야당 ‘청와대 지시’ 의혹 부인

“시행령 개정은 금융위원회 소관” 강조

54조원 손실 보고서엔 “부정확” 반박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이 청와대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야당의 의혹을 부인했다.

해당 상품 도입은 금융위원회 소관인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그간 시장에서 제기된 필요성과 여러 의견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8일 금융위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청와대의 지시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도입됐느냐는 야당 의원들 질의에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여러 의견을 들었다”며 “도입 근거는 시행령 개정이고, 시행령 개정은 금융위 소관”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이어진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의 유사한 질의에도 이런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예전부터 ‘해외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 투자가) 되는데, 국내는 왜 막느냐’라며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개별 주식의 하루 수익률을 최대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기존 국내 ETF는 분산투자 요건 등에 따라 특정 종목에 투자금이 집중되는 상품 출시가 제한됐지만, 홍콩 등에서는 유사 상품이 거래돼 왔다.

이에 금융위는 국내외 ETF 간 규제 불균형을 해소하고 투자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로 지난 1월 관련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다. 4월 시행령 개정을 거쳐 5월 27일 국내 증시에 관련 상품 16종이 처음 상장됐다.

그러나 출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에 투기성 자금이 집중되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 주식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만큼 주가가 하락할 경우 손실도 2배로 확대된다.

특히 운용사가 정해진 레버리지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보유 자산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주가 하락 시 추가 매도 압력이 발생해 증시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광고·이벤트성 마케팅을 금지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섰다. 투자자의 기본예탁금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에 따른 투자자 손실 규모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해외 투자은행(IB)의 보고서에서는 해당 상품으로 개인투자자가 약 54조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해당 보고서와 관련 이 위원장은 “(보고서를 낸) 자기들이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 매매 부서에 비공식 시장 논평이고 실제 내용도 정확지 않다”라고 밝혔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인해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문제 등에 관해서는 “정책 도입의 필요성과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손실, 우려, 피해 이런 부분을 드린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세심하게 계속 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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