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혼합ETF 순자산 올들어 12조↑
주식·채권 동반약세에 수익률 저조
금리 상승에 분산투자 효과 약해져
퇴직연금 수요를 타고 급성장한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증시까지 조정을 받으면서 주식과 채권을 함께 담는 분산투자 효과가 약해진 탓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는 최근 1개월간 6.03%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 하락률(-1.65%)보다 낙폭이 4.38%포인트 컸다.
‘KODEX 200미국채혼합50’도 5.8% 내려 코스피200 지수(-1.91%)보다 하락폭이 컸다. ‘TIGER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50’는 4.59% 하락해 나스닥100 지수(-2.26%)보다 2.33%포인트 더 떨어졌다.
채권혼합형 ETF는 주식과 채권을 함께 편입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추는 상품이다. 단일종목을 담는 채권혼합형 ETF는 주식 비중을 최대 30%까지 가져갈 수 있다. 국내 상장 상품으로는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 ‘ACE 엔비디아채권혼합’ 등이 있다.
지수를 추종하는 채권혼합형 ETF는 주식 비중을 최대 50%까지 높일 수 있다. 2023년 말 퇴직연금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지수형 채권혼합 ETF의 주식 편입 한도가 기존 40%에서 50%로 확대됐다.
‘KODEX 200미국채혼합50’는 코스피200과 미국 10년 국채선물을 5대 5 비중으로 담는다. ‘TIGER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50’도 나스닥100과 국채를 각각 절반씩 투자한다.
채권혼합형 ETF는 주식과 채권의 낮은 상관관계를 활용해 변동성을 낮추는 상품이다. 최근에는 인플레이션과 주요국의 재정 악화 우려로 금리가 오르면서 주식과 채권 가격이 함께 하락하는 경우가 늘었다.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면서 분산 효과도 약해졌다. 주식이 떨어질 때 채권이 손실을 보완하지 못했고 일부 채권혼합형 ETF는 주가지수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이 떨어져도 채권이 방어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주식과 채권이 함께 오르거나 함께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혼합형 ETF 시장은 올 들어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타깃데이트펀드(TDF) ETF를 제외한 채권혼합형 ETF는 11일 기준 66개로 집계됐다. 순자산총액은 18조5501억원으로 연초 6조8926억원에서 1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채권혼합형 ETF 성장 배경에는 퇴직연금 시장 확대가 있다. 확정기여형(DC)·개인형퇴직연금(IRP)은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전체 적립금의 70%로 제한된다. 주식 편입 비중이 50% 이하인 적격 혼합형 상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이에 위험자산 투자 한도 70%를 채운 투자자들이 남은 30%를 운용하는 수단으로 채권혼합형 ETF를 활용하면서 자금 유입이 확대됐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퇴직연금에서 안전자산으로 활용되는 상품인 만큼 주식 편입 비중뿐 아니라 어떤 채권을 담고 있는지, 금리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문이림 기자
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