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사원 태뷸러, 적은 데이터로 제조현장 적용
LG이노텍 적용…모델 변경 시간 85% 단축
LG 제조 계열사, 엑사원 활용한 AX 박차
엑사원 활용해 피지컬 AI 경쟁력도 강화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AI(인공지능) 시대에는 국가 산업 경쟁력과 AI를 어떻게 결합해 더 나은 경쟁력을 만들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삼성이 원한다면 엑사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이화영 LG AI연구원 AI사업개발부문장)
LG AI연구원은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6’을 열고 제조·금융·과학 분야에서 개발해 온 전문가 AI 사례를 공개했다. 연구 단계에 머무는 AI가 아니라 제조 공정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가 AI’를 강조했다.
특히 LG AI연구원은 LG이노텍 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LG전자·LG에너지솔루션 등 LG 제조 계열사 내에서도 엑사원을 활용해 제조 공정에 AI를 적용하는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원장은 ”과거 제조 현장에서는 문제가 발생한 뒤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했다면 앞으로는 AI가 문제가 생기기 전에 먼저 예측하고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행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 기술인 ‘엑사원 태뷸러(EXAONE Tabular)’는 공장에 쌓이는 온도·압력·공정 조건·품질 검사 등 숫자 데이터를 분석해 품질이나 생산 과정의 변화를 예측하는 AI다. 공정이 바뀔 때마다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거나 대량의 데이터를 새로 확보할 필요 없이 적은 데이터만으로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실제 LG이노텍은 현재 제조 공정에 엑사원 태뷸러를 도입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 등 전체 제조 공정을 AI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공정 이상을 예측하고 생산 조건을 스스로 조정하는 자율형 공장(Autonomous Factory)으로 구축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유정선 LG이노텍 AX(인공지능 전환) 담당은 ”기존 방식의 경우 공정 조건이 바뀌면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기 위해 최소 14일, 약 300시간 이상의 생산 데이터가 필요했지만 엑사원 태뷸러를 활용하면서 변화한 조건을 반영하는 시간을 최대 50시간 수준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모델 변경에 필요한 시간을 약 85% 줄인 셈이다.
LG AI연구원은 제조 현장에서 카메라를 이용해 제품 불량을 판별하는 비전 검사에도 AI를 적용한다. 기존에는 제품이나 생산라인이 바뀔 때마다 데이터를 다시 모아 모델을 개발해야 해 실제 적용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엑사원 옴니 인스펙트(EXAONE Omni-Inspect)’로 검사 대상이나 공정이 달라져도 별도 재학습 부담을 줄이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비전언어모델(VLM)을 기반으로 검사 모델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수 있어 다품종 소량생산처럼 생산라인 변경이 잦은 환경에도 대응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은 올해 안에 실제 검사 공정에 적용할 계획이다.
외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업화도 추진한다. 이화영 LG AI연구원 AI사업개발부문장은 “엑사원 태뷸러에 대해 외부에서도 수요가 굉장히 많다”며 “글로벌 해외 고객과 제약사, 병원, 에너지 기업 등에서 활용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제조 AI를 넘어 로봇과 AI를 결합한 ‘피지컬 AI’도 차세대 축으로 키우고 있다. LG전자의 로봇·완제품, LG이노텍의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등 계열사 하드웨어 역량에 LG CNS의 플랫폼과 LG AI연구원의 AI 기술을 결합해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김승환 LG AI연구원 피지컬 인텔리전스랩장은 “LG그룹은 글로벌 생산 현장에서 축적한 방대한 실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홈 사업에서 확보한 데이터까지 로보틱스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엑사원의 파운데이션 모델 역량을 로봇으로 확장해 궁극적으로 AI가 판단하고 로봇이 직접 움직이는 자율형 공장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제조 현장의 AI 활용은 아직 초기 단계다. 산업연구원(KIET)이 통계청 기업활동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AI를 활용하는 제조기업은 3.9%에 그쳤다. 공장마다 제품과 공정, 데이터 환경이 달라 한 현장에서 개발한 AI를 다른 곳으로 확산하기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LG AI연구원은 이에 적은 데이터만으로 빠르게 시작하고 여러 공정에 확장할 수 있는 범용 산업 AI가 제조 AX 확산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연구원장은 “LG 계열사와 협업하면서 모델을 잘 만들어 현장에 적용하더라도 확산이 어렵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다양한 상황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해 AI를 보다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g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