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수정에 “정책신뢰 저하 우려 수용”
금투세 도입 신중…가상자산 과세 예정대로
대미투자 3500억달러 한도 초과엔 선 그어
가계빚 총량 관리·실수요자 핀셋지원 강화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인식과 세제·금융 등 경제정책 구상이 오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집중 검증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2022년 이후 주택 공급 부진이 투기적 수요를 자극했다고 진단하고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정착을 확고한 원칙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 후보자가 17년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한 기간이 4개월가량에 그친 경기 과천 아파트에 대해서는 비거주 사실만으로 투기적 수요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관련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과수요에 대해 “복합적 요인으로 보이나 2022년 이후 이어지는 주택공급 부진으로 주택 매수 심리가 확산해 투기적 수요를 자극한 것도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지난해 발표된 9·7 공급대책 이후에도 수도권 집값이 상승한 데 대해서는 “누적된 공급 부진이 지속되며 수도권 주택가격이 상승했다”며 “9·7 공급대책은 공급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대책으로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착공 시기를 최대한 단축하는 등 조속히 실질적 공급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거주 중심’의 부동산 세제개편에 대한 입장도 주요 쟁점이다. 정부는 당초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후 비거주자의 기본공제는 현행 12억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수정했지만 실거주자를 더 우대하는 방향은 유지했다.
이 후보자는 정부안 수정 과정에서 정책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이면서도 ‘거주 중심’이라는 정책 방향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입법예고 등을 거쳐 수정하는 과정에서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도가 저하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은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앞서 지난 3일 첫 출근길에서는 “거주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정착시키겠다는 것은 확고한 방향성이 있는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은 이 후보자 본인의 주택 보유 문제와 맞물려 청문회에서 집중 질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9년 2월 경기 과천 아파트를 매입해 17년간 보유했지만 전입신고 기준 실제 거주 기간은 총 4개월가량이다. 현재 해당 아파트는 재건축으로 멸실된 상태다.
이 후보자는 비거주 주택 보유자에게 세제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원칙을 자신의 과천 재건축 아파트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국회에 제출된 정부안에 따르면 비거주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과천 아파트 전입이 자녀 학교 배정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실거주를 위한 전입이었다”며 “재건축 완료 후 실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간 실제 거주하지 않은 재건축 주택 보유를 투기적 수요로 볼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거주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투기적 수요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정부안 시행 이후 늘어난다. 재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시가격 30억원, 시가 약 43억원인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산출세액은 현행 774만7000원에서 내년 1203만8000원으로 429만1000원 증가한다. 당초 비거주자의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에서는 1536만5000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지만 정부안 수정으로 증가 폭은 줄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총량 관리와 무주택 실수요자 지원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자는 “주요국 대비 높은 가계부채 비율과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가계부채 총량 관리, 건전성 규제 등 관리 기조를 유지하되 청년, 실수요자 지원과 주택공급 촉진에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핀셋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금융투자소득세를 비롯한 자본이득세 도입에 대해서는 “시장 여건이 충분히 안정된 이후 검토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법인세 인하 논의는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상속·증여세 개편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내년 1월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는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해서는 “국내외 ETF 간 비대칭 규제 해소 등 제도 도입의 취지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상품 출시가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과 중첩되며 변동성 증폭 요인으로 작용한 점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조사 필요 여부에 대해서는 “국회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했다.
대미 전략투자도 청문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미국이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대형 원전 8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을 투자 대상으로 요구하면서 당초 합의한 35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지적에 이 후보자는 “한도를 초과하는 투자금을 납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한미 간 업무협약(MOU)을 통해 명확히 합의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정부가 제시한 ‘잠재성장 3%, 수출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의 ‘3·4·5 비전’에 대해 “다소 도전적인 목표는 사실이지만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제시한 정책과제의 성공적 추진이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진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평가했다. 이어 “부총리로 취임한다면 이재명 정부 동안 정책목표로 생각하고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y2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