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硏, 대마 속대 폐기물 활용 셀룰로오스 보강재 개발
- 값비싼 동결건조 없이 일반 건조, 필름 강도 26.2% 향상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삼베를 만들고 남아 버려지던 대마 줄기가 친환경 플라스틱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탈바꿈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 김호용 박사 연구팀이 산업용 대마(헴프) 줄기의 속대에서 셀룰로오스를 추출하고, 미세섬유 구조를 유지하면서 건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산업용 대마는 껍질을 섬유로 사용하지만 줄기 무게의 약 70%를 차지하는 속대는 마땅한 활용처가 없어 상당량이 버려진다. 연구팀은 이 속대를 생분해 플라스틱의 약한 강도를 보완하는 소재로 활용하는 데 주목했다.
전분(TPS)과 PBAT를 혼합한 생분해성 필름은 땅에서 분해돼 친환경 포장재와 농업용 멀칭필름 등에 활용할 수 있지만 쉽게 찢어지고 수분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셀룰로오스 미세섬유를 섞으면 강도를 높일 수 있지만 건조 과정에서 섬유가 서로 뭉쳐 보강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동결건조나 분무건조를 이용하면 섬유 뭉침을 막을 수 있지만 에너지와 설비 비용이 많이 들어 대량생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일반 열 건조 방식을 사용하면서도 셀룰로오스 미세섬유가 뭉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핵심은 수분 함량 조절과 표면처리다.
연구팀은 대마 속대 섬유의 특성이 크게 변하는 임계 수분 함량인 ‘섬유포화점’을 정밀하게 찾아 적정 수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섬유를 가공했다. 여기에 섬유 표면을 알킬케텐다이머(AKD)로 처리해 섬유끼리 달라붙는 현상을 추가로 억제했다.
두 기술을 결합한 결과 값비싼 동결건조 없이 일반 오븐 건조만으로도 미세섬유 구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성능 개선 효과도 뚜렷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대마 속대 셀룰로오스를 전분·PBAT 필름에 10% 첨가하자 인장강도가 기존 필름보다 26.2% 높아졌다. 기존 방식으로 건조한 미세섬유를 사용했을 때 강도 향상 폭이 1.5%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수증기와 산소 투과량도 각각 17%, 9% 감소해 포장재에 필요한 수분·공기 차단 성능까지 개선됐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식품·생활용품 포장필름과 생분해성 봉투, 농업용 멀칭필름은 물론 용기·트레이 등 바이오플라스틱 성형제품의 보강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마뿐 아니라 콩대와 볏짚 등 대량으로 발생하는 농업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셀룰로오스 소재로 전환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다.
김호용 박사는 “버려지던 농업 부산물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