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후 SER 개발 착수…갓길 회피 개선
2029년까지 데이터·인증 단계별 고도화
글로벌 700만대 판매망으로 경쟁사 추격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체 개발 중인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아트리아 AI’의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사용자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양산을 앞당겨 단기 출시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해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판교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지금 서둘러 양산하면 우리가 가야 할 ‘노스 스타(North Star·궁극 목표)’보다 거리가 먼 어정쩡한 레벨2++를 양산하게 될 수 있다고 봤다”며 “아트리아 AI는 총력을 다하면 더 빨리 개발할 수도 있지만 전략적으로 일정을 늦춰 잡았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이 머지않아 자동차의 기본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박 대표는 “앞으로 자율주행이 없는 자동차는 판매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마치 바퀴 없는 자동차를 생각하기 어려운 것처럼 자율주행은 자동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기본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아트리아 AI 양산까지 남은 기간을 기능 완성도와 안전성을 높이는 데 활용한다. 권정현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 부사장은 “2027년까지 주행·주차·능동안전 등 다양한 기능을 제품 차원에서 완성도 높게 구현하고, 2028년 한 해는 수많은 엣지 케이스 데이터를 모아 정말 안전한 수준의 제품을 만드는 기간”이라며 “2029년은 국내뿐 아니라 북미·유럽 등에서 안전 인증 획득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현대차그룹 합류 후 가장 먼저 손댄 것도 기술의 취약점을 빠르게 찾아내는 데이터 수집 체계였다. 그는 “핵심은 데이터 플라이휠의 기본인 고부가가치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쉽게 찾아내는가”라며 “부임 후 가장 먼저 자율주행 중 발생하는 중요 상황을 기록하는 스페셜 이벤트 리코더(SER) 개발에 착수했다”고 답했다.
특히 실제 도심에서 빈번하게 마주치는 ‘갓길 주정차 차량 회피’를 우선 개선 대상으로 꼽았다. 박 대표는 “쉬워 보이지만 매우 어려운 기술이며 이것만 잘 해결해도 전반적인 품질이 크게 오른다고 봤다”며 “실제로 부임 초 대비 갓길 차량 회피와 소멸 차로 대응이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도 자체 기술을 대체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2028년부터 자율주행 시스템 양산에 나서는 한편, 이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와 개발 경험을 아트리아 AI 고도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양산 규모를 향후 자율주행 데이터 경쟁력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는 전 세계 190여 개 국가 및 지역에서 연간 70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 적용 차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방대한 실도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
권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탑티어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데이터의 스케일을 확장하는 데 유리한 포지션”이라며 “자율주행 시스템의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면 5년 이내에 경쟁사들이 누적한 데이터의 양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yr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