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이재근
양종희 회장보다 5살 젊은 1966년생
최연소 국민은행장 거친 내부 금융통
연말 계열사 인사에도 변화 바람 주목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후보로 양종희(65) 현 회장 대신 이재근(60) KB금융 부문장을 선택했다.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뒀던 금융권의 예상을 깨고 ‘세대교체’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현상 유지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변화를 택했다는 평가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1일 회의를 열고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문장은 1966년생으로 양 회장보다 5살 젊다. 두 사람 모두 KB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내부 출신이지만, 이 부문장은 2022년 당시 업계 최연소 은행장으로 발탁될 만큼 동년배 가운데 승진이 빠른 인물로 꼽혀왔다.
금융권에서는 후보 발표 직전까지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양 회장은 지난 3년간 은행·증권·보험 등 핵심 계열사가 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3조9000억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은행 의존도를 낮추면서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도 40%대로 끌어올렸다. 생산적·포용금융을 확대하고 전북혁신도시에 ‘전북 KB금융타운’을 선제적으로 조성하는 등 지역 균형발전에도 힘을 실었다.
그럼에도 회추위는 금융산업 재편과 본격적인 ‘머니무브’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회추위는 이 부문장에 대해 “KB금융의 미래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을 갖춘 회장 후보”라고 평가했다.
이 부문장은 국민은행장 재임 당시 수익구조를 재정비해 지난해 국민은행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고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는 토대를 마련한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성과에 안주하면 경쟁사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회추위가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인선을 계기로 연말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인사에서도 변화와 세대교체 기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회장 후보 추천 절차가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진행됐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회추위는 “사전에 투명하게 마련된 승계계획에 따라 절차를 조기에 시작했다”며 “객관적인 검증 기준을 적용해 경영승계 절차 전반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지난달 시작된 서울지방국세청의 KB국민은행 비정기 세무조사와 이번 인선의 연관성을 거론하는 시각도 있다. 다만 KB금융 안팎에서는 양 회장의 경영 성과와 별개로 회추위가 미래 성장과 세대교체 필요성을 중심으로 판단했으며 외부 영향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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