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빚이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석 달 새 25조9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2021년 9월 이후 4년9개월 만에 가장 컸다. 가계가 감당해야 할 빚이 크게 불어난 상황에서 금리까지 뛰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2분기(4∼6월) 가계빚 증가 내역을 보면, 주택 관련 대출이 12조2000억원, 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이 12조8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기타대출 증가 폭은 전 분기의 5조4000억원보다 두 배를 웃돌며 2021년 3분기 이후 가장 컸다. 한은은 예금은행의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기타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으며, 주식 투자 수요도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집값 상승 불안으로 ‘영끌’해 집을 사려는 수요뿐 아니라 주식시장 활황에 올라타려는 ‘빚투’ 까지 가계의 차입을 키운 것이다.

문제는 가계빚이 빠르게 불어나는 와중에 시장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보다 0.85%포인트 가까이 올랐고, 30년물은 1.46%포인트 이상 뛰었다. 특히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3%를 웃도는 등 주요국 장기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장기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전망뿐 아니라 물가와 재정에 대한 불확실성, 국채 발행 확대 등이 겹치면서 기준 금리와 무관하게 시장금리가 먼저 오르는 ‘시장 긴축’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금리 상승은 이미 가계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연 7.53%까지 올라 연 8%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월과 비교하면 1%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3억원을 연 8%에 빌리면 이자만 연간 2400만원, 월 200만원에 달한다. 주택을 사기 위해 대출을 최대한 끌어쓴 이른바 ‘영끌’ 차주나 신용대출로 주식에 투자한 ‘빚투’ 차주일수록 금리 상승의 충격이 커진다. 기업들도 자금 조달과 이자 부담이 늘고 결국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리 결정을 앞둔 한은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8·13 부동산 대책에서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보다 두 배 높은 3%로 제시했다. 약 30조원 규모의 대출이 늘어나게 된다. 가계빚 폭증과 금리 인상 흐름속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상환능력을 세심하게 살피고, 소득에 비해 과도한 레버리지나 투자 목적의 신용 확대는 막아야 한다. 정부 역시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를 따지고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을 관리해야 한다. 빚이 금융·실물 경제 불안을 키우지 않도록 관리의 고삐를 단단히 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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