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바이오·핵심광물·AI도 협력 분야로

한미전략투자공사 출범…공동사업 발굴 속도

외환규제 완화 및 美기업 벤처투자 확대 요청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첫 사업으로 에너지 분야가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19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투자에 관해 논의 중인데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9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9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구 부총리는 “미국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인공지능(AI) 시대로 가려면 에너지가 해결돼야 한다”며 “한국의 뛰어난 엔지니어링 능력이 미국의 노하우와 결합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조선 분야도 1500억달러를 미국에서 배정할 정도로 가장 큰 협력 분야가 될 것”이라며 “이 외에도 바이오, 공급망, 핵심광물, AI도 중요한 협력 분야”라고 언급했다.

구 부총리는 양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을 신속하게 선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윈윈할 수 있는 분야에 미국 정부와 차근차근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딜레이하거나 늦추는 일 없이 빠른 시일 내에 미국과 한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정해 미래로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미투자 실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된 상태다. 지난 6월 ‘한미전략투자공사(KUIC)’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구 부총리는 양국 민간 부문이 사업성과 상호 호혜성을 갖춘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암참이 지난 4월 한국 정부에 전달한 ‘한국 금융허브 추진전략’ 특별보고서의 후속 정책 대화 차원에서 열렸다. 한미 전략적 투자 이행과 AI 협력 방안, 한국 경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미국 기업의 역할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은 한국 경제가 이뤄낸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며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투자와 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비즈니스 허브로 도약할 적기”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암참이 성공적으로 마친 ‘워싱턴 도어녹’을 통해 한미 경제협력의 다음 단계가 전략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와 긴밀한 기술 협력, 특히 디지털 경제 분야의 규제 조화를 바탕으로 구축돼야 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금융·외환시장 제도 개선 방향도 소개했다.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국민소득 5만달러를 지향하는 ‘3·4·5 비전’을 제시하고 자본시장을 성장의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 정비 상황을 설명했다. 상법 개정과 세계국채지수 단계적 편입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도 추진한다. 지난 7월 발표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과 외환시장 24시간 운영체제 전환에 이어 내년 1월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정식 가동하고 외국환 규제도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암참이 ‘한국 금융허브 추진전략’ 특별보고서에서 제안한 일부 내용도 정책에 반영한다. 외은지점의 외화차입 신고 기준과 자금통합관리 한도를 현행 5000만달러에서 최소 1억달러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미국 기업을 향해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도 요청했다. 그는 “미국 기업은 한국의 벤처기업에 주목해 달라”며 “이번 기회에 미국의 자산운용사 등에서 (한국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미래 투자 성과가 굉장히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분야에서는 한국이 갖춘 산업 생태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구 부총리는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생태계가 잘 준비돼 있기 때문에 AI 시대와 관련해서는 한국을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에 늦게 들어오면 올수록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생기도록 정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기회의 땅으로 외국 기업이라고 차별하지 않는다”며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은 한국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