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검사 “기록도 못 봐…소상히 설명드릴 것”
감찰위원 5명 교체에 “선수가 심판 교체하는 듯 한 행위”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법무부 감찰위원회(감찰위)가 13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의 규정 위반 등과 관련한 징계 심의를 시작했다. 박 검사는 감찰위원회에 출석하며 “징계 기록도 열람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소명하겠다”라고 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2시 감찰위를 열고 박 검사에 대한 징계를 심의하고 있다. 감찰위는 검사 등에 대한 중요 감찰 사건을 심의해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는 자문기구로,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13명 이내로 구성된다. 외부 위원은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이날 오후 1시44분 경기 과천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박 검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심의하는지도 통지받지 못했다. 시간이 촉박해서 변호인 없이 혼자 오게 됐다”라며 “중요한 징계 내용은 조사도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록 열람·등사 신청이나 정보공개 청구도 기각됐다. 일주일만 연기해달라는 신청도 거부됐다”라면서도 “대한민국 검사로서 국가기관 어느 곳이라도 부르시면 소상히 설명드릴 것”이라며 “어떠한 상황에도 최선을 다해 직분에 맞게 하겠다”라고 했다.
박 검사는 지난 10일 감찰위 출석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최 3일 전에 통보받아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며 심의 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법무부는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 검사는 ‘수사 대상자에게 음식물 제공’, ‘근무시간 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 ‘국민의힘(특정 정당) 단독 청문회 참석’ 등 제기된 의혹 관련 질문에 “위원들이 있는데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게 도리가 아닌 것 같다”라며 말을 아꼈다.
최근 법무부 감찰위원 13명 중 5명이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검사는 “사실상 선수가 심판을 교체하거나 재판에서 검사가 판사를 교체하는 것과 비슷한 행위로 굉장히 부적절한 행위”라며 “그런 상황이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대북송금 사건 수사 보복이라 생각하냐는 질문에 박 검사는 “보복이라기보다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직무정지가 있었고 중간에 감찰위원이 교체된 일도 있었다”라며 “다른 별건 감찰이 이뤄진 부분도 있다. 여러 부분에 우려가 된다”라고 말했다.
앞서 박 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에 특정 진술을 요구하며 음식물과 접견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대검찰청은 지난 5월 감찰위 심의를 거쳐 박 검사에게 정직 2개월 징계를 법무부에 청구했다.
대검은 ▷부당하게 변호인을 통해 자백을 요구한 사실 ▷수용자를 소환조사했는데도 수사 과정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 ▷음식물 또는 접견 편의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제공한 사실 등 수사 절차상 관련 규정을 위반한 비위 사실을 확인했다며 징계를 청구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에서 강하게 지적했던 ‘연어 술 파티’ 의혹은 징계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인천지검은 박 검사가 업무시간 중 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국민의힘이 단독으로 연 ‘민주당의 공소취소·재판조작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추가 감찰을 벌였다. 대검은 이와 관련 법무부에 추가 징계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인 검사징계위원회는 감찰위 권고를 받아 박 검사에 대한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검사징계법이 개정돼 법무부 장관이 직접 징계 청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법무부가 정직 2개월 이상 중징계를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대검은 지난 4월 6일 검사징계법에 따라 박 검사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6월 5일까지 직무정지를 명했다. 이후인 지난 5월 29일 법무부는 징계혐의자가 직무를 수행하면 관계인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며 직무정지 연장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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